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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류 외국인 230만 '멜팅포트' 韓…"혐오 넘으려면 내국인 인식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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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사회 <2> 다문화 갈등

정부 허가 체류 외국인 236만명, 이주민 정책 향한 비난·공격 빗발
범죄모습 잦은 노출에 막연한 두려움…실제 범죄율은 감소세
근거없는 혐오, 또다른 범죄 낳아…내국인 인식 개선 교육 필요

체류 외국인 230만 '멜팅포트' 韓…"혐오 넘으려면 내국인 인식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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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대한민국 사회는 '분열'과 '갈등'으로 대표된다. '2019년 한국인의 의식ㆍ가치관 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국민은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근로자와 기업가, 남성과 여성, 진보와 보수 등으로 나뉘어 집단별 갈등이 크다고 인식하고 있다. 문제는 어느 사회나 있을 수 있는 이런 '갈등'이 혐오와 차별, 증오로까지 연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의 저널리스트 카롤린 엠케는 이러한 현상을 '혐오사회'로 규정하고 사회적 폭력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에 우리 주변에서 드러나고 있는 갈등과 혐오 현상을 4회에 걸쳐 조망하고 해법도 모색해본다.<편집자주>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먹는 거, 자는 거 다 무상지원 한다는데 실화냐? 그냥 너네 나라 가서 살아라."


'이자스민이 한국인에게 저지른 일'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에 붙은 댓글이다. 게시물은 필리핀 출신 이자스민 전 의원이 의원 시절 '불법체류자 의료비 지원', '다문화가정 특례입학', '신혼여행비 지원' 등을 공약했던 사실을 비판적으로 전하고 있다. 글쓴이는 "공약 31가지 중 26가지는 실시 중이며 나머지는 입법 중이거나 입법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해당 공약들은 입법과정에서 대부분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국회 회기종료로 자동 폐기됐다. 국회가 지난 20년간 통과시킨 이주민이나 다문화 가정 관련 법안은 30여건에 불과하다. 하지만 글쓴이와 댓글 작성자들은 정치권이 외국인과 이주민에게 특혜를 주지 못해 안달이 난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정부 허가를 받아 국내 체류 중인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아동 등은 약 236만명 수준이다. 2009년 116만명에 불과했지만 10년 새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며 국내 총인구의 4.6%에 달하는 규모다. 우리 사회가 이른바 '멜팅포트(여러 인종이나 문화ㆍ민족 등이 융합한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처럼 외국인과 뒤섞여 살면서도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가 확산되는 이유는 뭘까. 미디어를 통해 외국인 범죄 모습이 자주 노출되면서 막연한 혐오와 두려움이 생겼다는 분석이 있다. "외국인들이 와서 범죄만 저지른다", "길에서 마주칠까 무섭다"는 편견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실제 외국인 범죄 건수는 감소하는 추세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 범죄 발생 건수는 2014~2016년 증가 추세를 보이다 2017년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더욱이 매년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범죄율은 더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살인 범죄는 외국인 발생률이 높았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공개한 '한국의 범죄 현상과 형사정책'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살인 범죄 검거 인원은 외국인이 평균 4.2명으로, 내국인 평균 1.8명의 2배 이상으로 높았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외국인들은 문화 차이 등으로 범죄를 저지를 확률도 있지만, 반대로 생계가 걸려있기 때문에 범죄 억제 요인도 있다"며 "외국인 대상으로 범죄 예방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근거 없는 외국인 혐오는 또 다른 범죄를 낳을 수도 있다"며 "내국인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이나 분위기 조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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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ㆍ불평등ㆍ실업 등 사회ㆍ경제적 위기와 외국인 혐오가 결부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혐오를 '일자리 문제'와 연결시키는 것이 대표적이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완전한 남이라고 생각되는 이주민은 정치적으로 공격하기 쉬운 타깃"이라며 "사회ㆍ경제적 위기가 단기간에 극복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위기가 혐오와 만날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고 우려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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