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리, 익산 장점마을 암 집단발병 사태에 "엄중히 사과"

국무회의 주재 모두발언…"역대 정부가 책임을 이행하지 못해"
잇단 안전사고에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이낙연 국무총리는 전북 익산 장점마을 인근의 비료 공장에서 배출한 유해 물질이 주민들의 암 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환경부 발표와 관련해 27일 "역대 정부를 대신해 주민과 국민 여러분께 엄중히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참으로 안타깝고 부끄럽다. 역대 정부가 책임을 이행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익산 장점마을 암 집단 발병 사태에 대해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부는 지난 14일 전북 익산 장점마을 인근의 비료공장에서 배출된 유해물질이 주민들의 암 발생과 관련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 총리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7월에야 환경부가 건강영향조사를 시작했다"며 주민 99분 가운데 22분이 암에 걸리셨고 그 가운데 14분이 돌아가신 뒤였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처럼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실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된다"며 "주민 건강의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을 직접 찾아 조사하고 피해 예방조치 등을 취하도록 관계 법령과 절차를 조속히 개정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최근 잇따라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 "작금의 잇단 사고는 우리에게 엄중한 깨우침을 준다"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이달 19일부터 일주일 사이 제주와 군산의 멀고 가까운 바다에서 어선 침몰이 세 번이나 생겼다"며 "해양경찰청 등 관계 기관은 수색과 사고 원인의 규명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해양수산부와 관계 기관은 기상 악화에 대비해 입출항 기준을 강화하거나 기상 단계별 운항 가능 선박 기준을 세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말했다. 아울러 "노후어선 등을 현대화하는 사업도 속도를 내며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와 관련해선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 처리 시한이 6일 남았지만 국회의 속도로 보아 시한 내 처리는 어려워 보인다"며 "국회가 스스로 국회선진화법을 제정한 취지에 부응해 예산안을 늦지 않게 처리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데이터 3법안 등이 여전히 계류중인 상황에 대해서는 "경제와 민생을 위한 법안들이 계류돼 있다. 2주 남은 정기국회에서 처리해 주시길 요청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