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매년 9월7일 '푸른하늘의날' 제정…"한국 주도 첫 UN 기념일"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UN) 본부에서 열린 제74차 총회 2위원회에서 조현 주유엔대표부 대사가 한국 주도로 발의된 '푸른 하늘을 위한 세계 청정 대기의 날' 제정안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주유엔대표부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유엔(UN)이 한국 주도로 매년 9월7일을 '푸늘 하늘을 위한 세계 청정 대기의 날'로 지정해 범세계적인 대기 오염 인식 제고 및 개선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본부에서 열린 제74차 유엔 총회 2위원회는 한국이 주도하고 미국 태국 몽골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이스라엘 등 22개국이 공동 제안한 '푸른 하늘을 위한 세계 청정 대기의 날(이하 푸른하늘의날ㆍInternational Day of Clean Air for blue skies)' 제정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우리나라가 주도해 지정된 최초의 유엔 기념일인 동시에 2위원회에서 채택된 최초의 대기오염 관련 결의다.

이 결의안은 유엔환경계획(UNEP)의 주재로 매년 9월7일을 푸른하늘의날로 지정해 유엔 회원국 및 유엔 기구, 국제ㆍ지역 기구, 시민 사회 등이 기념하도록 하는 한편 대기질 개선을 위한 국제협력을 증진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제사회 내 대기질 개선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대기오염 관련 데이터 수집 및 활용, 과학적 연구 수행, 모범사례 공유 등 대기오염 대응 행동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푸른하늘의날 제정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23일 뉴욕 유엔 총회 때 열린 기후 행동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대기질 개선을 위한 국제 사회의 협력 의지를 집결하자며 제안했었다. 유엔은 세계 환경의 날(6월5일), 오존층 국제 보존의 날(9월16일) 등 기존에 총 165개의 기념일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푸른하늘의날 기념은 내년 9월7일부터 진행된다.

조현 주유엔 대표부 대사는 결의안 채택에 앞서 "이번 기념일 제정은 대기오염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제고하고, 대기오염에 맞서 유엔 회원국과 유엔기구, 다른 핵심 이해당사자들의 행동을 촉진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대기오염 해결을 위한 종착점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며, 진정한 가치는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단결해 어떤 행동을 취하느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주유엔대표부 측은 "외교부 본부 및 국무조정실, 국가기후환경회의 등이 범정부적 전방위 외교활동을 전개해 이번 결의안이 비교적 조속한 시일안에 전체 유엔회원국의 고른 지지를 받아 총의로 채택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면서 "대기오염이 전 세계 인구의 건강과 지속가능한 발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고려할 때 대기오염에 대한 인식 제고와 대기질 개선을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국제적 공감대가 확인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기념일 제정을 계기로 한국 정부도 대기질 개선과 기후변화 대응을 연계하여 저탄소 시대를 준비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발 미세먼지와 관련해 우리나라와 이견을 보이고 있는 중국도 이번 기념일 제정안에 대해 처음엔 반대하다가 한국 측의 설득으로 채택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