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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사람]당신도 '불(不)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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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사람]당신도 '불(不)타고' 있나요? 서로간의 칸막이가 너무 높습니다. 불신과 불안, 불만이 팽배하는 사회에서 당신은 어떤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나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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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요즘 '3불(不) 시대', '3불 사회'라는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박근혜 정권 시절 야당의원들은 '불안(不安), 불통(不通), 불만(不滿)'이 가득한 '3불 시대'라고 여당과 대통령을 조롱했습니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후에는 '사드(THAAD)를 추가로 도입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MD)에 동참하지 않으며, 한·미·일 안보협력을 군사동맹으로 발전시키지 않겠다'는 중국과의 '3불 합의' 여부로 한동안 떠들썩하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3불'이 아니라 '다(多)불', '全불' 시대로 빠져드는 분위기가 문제입니다. '불안, 불만, 불통, 불안정(不安定)', 불신(不信), 불행(不幸)' 등등. 이 '불' 가운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3불' 정도는 이제 기본적으로 품고 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불안, 불만, 불신'을 3불로 손꼽기도 합니다. 한국 사회는 '안된다'는 부정적인 심리가 팽배한, 희망없는 사회로 나아가는 것일까요?


더불어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이라는 말도 유행하고 있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쓰는 자조 섞인 유행어이지요. 미래가 보이지 않는 자신의 삶은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바뀔 수 없다는 뜻입니다. 노력도 아닌, 노오력(노력보다 더 큰 노력을 하라는 신조어)을 해도 나아질 것 같지 않은 불안한 현실, 기대할 수 없는 미래를 '이생망'이란 촌철살인의 단어로 표현한 것입니다.


과거에 만들어진 지금의 제도나 시스템을 믿을 수 없다는 '불신', 지속적인 경제 성장으로 눈높이가 높아져 왠만한 성취에는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불만', 준비 안된 노후 등 앞으로 닥쳐올 미래에 대한 '불안' 등이 요즘 사람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고 있는 것이지요.


1997년 외환위기와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한국인에게 '불안'은 사회적 트라우마가 됐습니다. 외환위기 이전만 해도 한국인은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했고, 그 기대가 충족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더 이상 그런 기대를 갖는 것은 사치라는 사실을 집단으로 체험하면서 이전의 '희망'이 이제는 '3불'을 넘어 '아무리 노력해도 안된다'는 '이생망'까지 확산된 것입니다.

[요즘사람]당신도 '불(不)타고' 있나요?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는 정의로운 사회는 가장 불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도 최소한의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고, 다양한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라고 정의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3불 시대'와 '이생망'으로 대표되는 요즘 사람들의 심리는 '희망'보다 '포기'가 앞서는 것일까요? 정치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가장 높은데도 투표율은 낮습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투표율이 가장 낮은 나라 가운데 하나입니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OECD 회원국 국회의원선거 투표율을 비교해보면, 투표율이 60%가 안되는 대표적인 나라는 일본, 프랑스, 미국, 한국, 러시아 등입니다. 한국(58%, 2016년)은 치안이 엉망인 것으로 알려진 멕시코(63.43%, 2018년)보다 투표율이 낮습니다. 한국의 투표율 순위는 36개국 가운데 24위입니다.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 등 북유럽 국가와 뉴질랜드 등은 투표율이 80%를 넘습니다. 투표율 1위인 스웨덴은 87.1%를 기록했습니다. 입으로 '이생망'을 노래처럼 되뇌이면서 정작 선거 때 투표장에 가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정말로 가슴 속에서 모든 희망을 버렸기 때문일까요?


한국인들은 사회 전반의 투명성도 낮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조세와 각종 보험관련 부분에 대해서는 사회적 불신이 가장 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세금이나 보험료가 공정하게 사용되지 않고 있다는 불신이 그 만큼 강하다는 말입니다.


세계투명성협회 자료를 보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의 투명성 지수는 10점 만점에 5~5.6점 사이에 머물고 있습니다. 순위로는 세계 50위권에 불과합니다. 세계 11위권의 경제대국,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섰지만, 국민 대다수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로 여기는 것이 현실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그 만큼 '불(不)타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말입니다. 당신은 어떤 '불'을 얼마나 안고 계신가요? 혹시 모든 '불'을 안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불안하지 않는 사람 없고, 불만 없는 사람도 없습니다. 가족이나 지인조차 믿지 못하는 불신에 젖은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불은 안으면 안을수록 스스로를 태우게 됩니다. 살기 위해 하나씩 내려놓거나, 끄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알다시피 다음 생은 없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기연을 얻어 '회귀'해서 지난 삶을 다시 한 번 더 사는 '판타지 소설'이 대유행하고 있습니다. '불타는 사회'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해방구가 되고 있는 것이지요.

[요즘사람]당신도 '불(不)타고' 있나요? 일본경제는 빨간불이 켜진지 오랩니다. 세계경제도 마찬가지로 '일본화'되고 있다는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소설처럼 회귀할 수도 없지만, 회귀한다고 해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소설 속에서 빠져 나와야만 합니다. 지금 생을 포기하는 태도를 드러내는 것은 너무 이르지 않나요? 한국을 벗어난다고 해서 달라진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는 "정의로운 사회는 가장 불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도 최소한의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고, 다양한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나마 한국은 마이클 샌델의 '정의로운 사회' 요건은 갖추지 않았을까요?


경기침체 등으로 발생하고 있는 고용난과 저출산, 고령화 등 각종 사회적 문제와 갈등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세계 경제가 '일본화'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깊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 세계가 엇비슷한 문제점을 안고 있고,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늑장을 부리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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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은 너무 쉽게 좌절하거나 포기하는 것 아닐까요? 젊은이, 늙은이 가릴 것 없이 모두 요즘 사람들입니다. 갈등은 두려워하고 피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갈등하면서도 대화하고, 배려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갈등 사회'가 오히려 살아있는 사회일 수 있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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