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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사람]당신과 나의 '근자감', '무지'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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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사람]당신과 나의 '근자감', '무지'에서 나온다? 최근 '근자감'의 대표적 인사는 누구일까요? 무능한 사람은 자신이 무능한지 모르고, 무식한 사람은 자신의 수준을 알지 못해 자신의 행동을 개선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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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직장의 동료나 지인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신감으로 똘똘뭉친 사람이 나타납니다. 정치나 경제, 주식 등을 이슈로 대화를 나누는데 깊이 있는 내용이 아닌 표면적인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이런 사람들은 보통 자신의 생각에 대해 확신하지요. 확신을 갖고 말하니 '잘난 체' 한다고 매도하기도 애매합니다.


그들의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요즘 사람들은 이런 '근자감'을 관용적으로 대화의 중간에 사용하지만, 부정적인 뉘앙스로 사용하는 것 만큼은 분명합니다. 흔히 '무식하면 용감하다',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식으로 받아 들이기 때문이지요.


이런 '근자감'에 숨겨진 인간의 심리는 '더닝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더닝크루거 효과는 인식의 왜곡현상 때문에 발생하는데 '무능'이나 '무식'이 그 원인이라고 합니다. 무능한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무능한지 모르기 때문에 무능하고, 무식한 사람은 자신의 수준을 알지 못해 자신의 행동을 개선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1995년 미국 피츠버그에서 대낮에 한 중년 남성이 마스크도 쓰지 않고 은행을 터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조사결과, 그는 자신의 얼굴에 레몬주스를 뿌리면 감시카메라가 자신의 얼굴을 인식하지 못할 것이라는 잘못된 과학상식을 믿고 범행을 저지른 것이었습니다.


당시 코넬대 심리학과의 교수였던 데이비드 더닝은 이 뉴스를 듣고는 '어떻게 저렇게 멍청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고, 이에 대한 의문을 캐기 위한 연구를 시작합니다. 몇 년이 지난 1999년 더닝은 대학원생 제자인 저스틴 크루거와 함께 인지편향에 대한 실험을 진행합니다.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20가지 논리적 사고시험을 치른 뒤 자신의 예상 성적을 제출하게 합니다. 그 결과는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성적이 낮은 학생은 예상 순위를 높게 냈고, 성적이 높은 학생은 오히려 스스로를 낮게 평가했습니다.


하위 25%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자신이 상위 40% 이상이라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보인 반면, 상위 25%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자신이 상위 30% 이하일 것이라고 자신의 성적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나타낸 것이지요. 논리적 사고 이외에도 운동, 게임, 스포츠, 논리성 등의 다른 분야 능력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모두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총기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도출됩니다. 총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일수록 총기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더닝과 크루거는 이런 현상에 대해 "능력이 없는 사람은 자신이 더 잘할 것이라 오해하고 있고, 능력이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더 잘할 것이라 오해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더닝과 크루거의 실험 결과를 정리해보면, 지혜(wisdom)가 매우 부족할 때는 자신감이 가득 차 있는데 이 때가 근자감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학습과 경험을 통해 지혜가 증가하고 어느 정도의 역치를 넘으면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게 돼 자신감은 오히려 떨어집니다. 자신이 잘 모른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된 단계입니다.


그러다가 지혜가 증가하게 돼 전문가 수준이 되면 자신감은 다시 차오르게 됩니다. 이 전문가 수준에서 더 지혜를 쌓게 되면 이른바 '석학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지요. 이런 진행 상황을 도표로 그리면 U자 형태가 된다는 것이 더닝과 크루거의 주장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진 사람들이 때로 다른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주기도 합니다. 근자감으로 가득한 사람들을 본 재능 있는 사람들이 자신을 과소평가해 열등감을 가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반면, 재능 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실력을 평균 이상으로 평가해 우월감을 갖고 자랑하게 됩니다.


흔히 나타나는 예가 기업이나 단체의 회의시간입니다. 무능한 사람은 자기 주장에 확신이 있어 유일한 답인 것처럼 밀어붙이지만, 유능한 사람은 능력이 있어도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며 자기 주장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끌려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는 것이 없는데 자신감만 높은 사람들은 섣부른 판단을 내리고, 능력과 지식이 있는 사람들은 더 좋은 방법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나치게 신중한 태도를 보이게 되는 것이지요.


요즘 사람들은 더닝크루거 효과를 확실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말이 안되는 지시를 내리는 직장 상사, 자신감에 가득차 잘난 척하는 친구, 잘 모르는 것 같은데도 정치나 경제 이야기를 길게 하는 사람, 주식 동향에 대해 확신하는 사람 등 자신이 잘 모른다는 사실도 모르는 근자감에 가득찬 사람들입니다.

[요즘사람]당신과 나의 '근자감', '무지'에서 나온다? 미국의 유명 논객이자 철학자인 샘 해리스는 '더닝크루거 효과'의 대표적인 인물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영국의 브렉시트 사태를 야기한 정치인들을 지적합니다. 한국에서는 누가 손꼽힐까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이런 더닝크루거 효과를 더욱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 SNS 등 각종 미디어입니다. SNS 등이 다양한 정보 교류의 장이 아닌 자신의 견해와 비슷한 정보만을 찾아 그 성향에 공공하게 갇히게 하는 것이지요. 이런 현상을 '반향실 효과(Echo-chamber effect)'라고 합니다.


반향실은 특수재료로 벽을 만들어서 소리가 밖으로 나가지 않고 소리를 메아리처럼 울리게 만든 방입니다. 반향실에서는 어떤 소리를 내도 똑같은 소리가 되돌아 옵니다. 반향실 효과는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있으면 그들의 사고방식이 돌고 돌면서 서로를 도와 신념과 믿음이 증폭되고 강화됩니다. 결국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게 돼 진실과 유리되는 '확증편향'이 되는 것입니다.


미국의 유명 논객이자 철학자인 샘 해리스는 반향실 효과의 문제점에 대해 "대다수의 사람들이 오류가 있는 데이터, 잘못된 결론으로 이끄는 이론으로 머리를 채우고 있다는 점에 있다. 사람들이 자신의 판단이나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무리의 결정을 과신해 고집스럽게 의견을 밀고 나간다"고 우려했습니다.


샘 해리스는 더닝크루거 효과의 대표적인 인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른 여러 정치인, 영국의 브렉시트를 야기한 정치인들과 주변 인물들을 지적합니다. 그들의 근자감으로 인한 잘못된 판단이 엄청난 결과를 초래했다는 주장입니다.


국내 사정은 나을까요? 인터넷이나 SNS 등에는 진지한 비판이나 성찰보다 타인을 조롱하거나 비난하는 표현이 넘쳐 나고, 새로운 내용보다 일상적인 부분에 대한 자극과 의심을 일삼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당신, 그리고 나의 근자감은 확증편향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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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들린다고 했습니다. 당신과 나는 더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진화론을 제창한 찰스 다윈은 "무지는 지식보다 더 확신을 가지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노력과 경험이 뒷받침되지 않은 '근자감'은 자신과 주변 사람을 더욱 힘들게 하는 흉기일뿐 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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