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미디어 플랫폼 유료아이템 이용한 '깡' 횡행
중고거래 사이트·SNS…'별풍선 삽니다' 매일 수백건
한 BJ, 1억2000만원어치 별풍선 받아 '탈세' 의혹 일기도
업체·경찰 "단속 쉽지 않아"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어머, 별풍선 3000개 감사해요. 바로 리액션 갑니다."
1인 미디어 플랫폼 규모가 성장하며 '별풍선'으로 대표되는 유료아이템 시장도 날로 커지고 있다. 그러자 이를 이용해 속칭 '깡'을 시도하는 이들이 늘고 있어 관련 당국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매일 수백건의 '별풍선 중고매입' 글이 올라온다. 이들은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가격의 40~60% 저렴한 가격으로 유료아이템을 구매한다고 광고한다. 이들이 이렇게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한 유료아이템은 '아이템깡', '별풍선깡'에 사용된다.
방식은 '카드깡', '상품권깡'과 유사하다. 일반적으로 BJ(개인방송 진행자)는 시청자로부터 받은 유료아이템을 현금으로 환전할 때 20~40%의 수수료를 플랫폼에 지급해야 하는데 유료아이템 중고매입 업자들은 BJ와의 뒷거래를 통해 수수료 차익을 노린다.
예를 들어 업자가 실제가격 100만원어치의 유료아이템을 60% 저렴한 40만원에 구입했다고 가정해보자. 이를 BJ에게 선물하고, BJ는 최대 수수료 40%를 제외한 60만원을 손에 쥐게 된다. 이 과정에서 수수료 차익으로 20만원이 생기게 되고, BJ는 10만원만을 남기고 남은 50만원을 업자에게 되돌려 준다. 업자와 BJ 모두 10만원씩 이득을 취하게 된다.
이 같은 '깡'은 탈세나 범죄자금 세탁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된다. 또 업자들에게 정식 가격보다 저렴하게 유료아이템을 판매하는 이들은 신용불량자나 범죄자일 가능성이 크다. 당장 현금을 구할 수 없는 이들이나, 휴대전화를 훔친 이들이 휴대전화 소액결제를 통해 별풍선 등 유료아이템을 구매하고 이를 업자에게 되팔아 현금을 챙기는 방식이다.
지난 7월 아프리카TV의 한 BJ가 한명의 시청자로부터 3일 동안 1억2000만원어치의 별풍선을 받으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시청자는 별풍선을 조블페이라는 대리결제 업체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지며 탈세를 노린 별풍선깡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해당 BJ와 조블페이 측 모두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논란은 지속됐다. 조블페이는 각종 온오프라인 상품권 등을 매입해 모바일 게임 쿠폰을 팔거나 각종 아이템을 아프리카TVㆍ팝콘TV 등에서 고객 대신 충전해 주는 통신판매업자다.
이 같은 논란에도 미디어 플랫폼의 유료아이템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아프리카TV의 별풍선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72%인 27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7% 늘어난 수치다.
이와 관련해 아프리카TV 측은 "특별한 활동 없이 회원 간 별풍선 상품권만 오고 가는 경우 등 부정한 결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도 단속에 나서고 있으나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별풍선 깡을 비롯해 인터넷 개인방송에서 이뤄지는 폭력행위, 사행성 조장 등에 대해 단속에 나서고 있다"면서도 "워낙 많은 수의 방송이 진행되고, 개개인의 거래내역을 들여다 볼 수는 없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