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중' 남북 축구 본 FIFA 회장 "실망스러워"

잔니 인판티노(가운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15일 평양 공항에 도착, 귀빈실에서 나오고 있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날 오후 평양의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북한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3차전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전세기로 평양을 방문했다.[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16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축구 대결이 무관중 경기로 열린데 대해 "실망스러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날 FIFA 홈페이지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이런 역사적인 경기에 관중들이 꽉 찰 것으로 기대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우리 축구대표팀은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원정경기를 해 0-0으로 비겼다. 우리 선수단이 북한에서 경기하기는 1990년 통일 축구대회 이후 29년 만이며 월드컵 예선으로 남북이 평양에서 대결하기는 처음이다.

인판티노 회장도 이 경기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전세기를 이용해 평양에 방문, 현장에서 대결을 지켜봤다. 그러나 경기장 관람석이 텅빈 가운데 경기가 열렸다. 북한은 선수단을 제외하고 우리 측 취재진과 응원단의 방북을 허용하지 않았다. 당초 5만석인 김일성경기장 관중석에 북한 응원단 4만명이 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북한 관중도 전혀 없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대사관 직원들로 보이는 일부 외국인들만 경기장에서 관람을 하고 외신 기자들도 전무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인판티노 회장은 경기 생중계와 비자 발급, 해외 언론의 접근 문제도 놀라웠다고 말했다. 북한 축구협회에 이와 관련한 문제제기를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가장 중요하지만 한순간에 우리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순진하다"며 "앞으로도 축구가 북한과 세계 다른 나라들에 긍정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평양 방문은 처음인데 축구를 통해 사람들의 삶에 행복을 가져다 주기 위한 일들을 볼 수 있었다"며 "북한에는 2500만 명이 살고 있는데 축구는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라고 설명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날 평양 국제축구학교를 방문하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북한축구협회 관계자들과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남북이 추진 중인 2023년 FIFA 여자월드컵 개최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고 FIFA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