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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161> 뼈의 행복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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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161> 뼈의 행복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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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내 몸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흔히 손목이나 발목, 팔다리의 뼈가 부러지는 정도의 골절을 생각하기 쉬운데, 그 정도 문제라면 골절된 부분을 움직이지 않도록 깁스로 고정시키고, 불편을 참으면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말끔히 낫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뼈의 건강에 생기는 문제는 단순한 골절이 다가 아니다.


뼈의 기능을 살펴보자. 뼈는 몸을 구조적으로 지지하는 뼈대를 제공해 주고, 근육과 힘줄, 인대를 고정하여 근육의 수축과 허파의 팽창과 같은 몸의 활동을 지원한다. 뇌와 심장, 허파와 같은 장기를 보호하며, 손상되거나 수명이 다한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을 분해하고, 새 세포를 만들어 보충해 준다. 칼슘과 인을 포함한 미네랄을 저장하였다가 몸에서 필요할 때 공급해 주기도 한다.


뼈는 한 번 만들어지면 죽을 때까지 그대로 유지되려니 생각하기 쉽지만, 뼈는 뼈세포들로 이루어진 살아있는 조직이다. 자체 혈관을 통하여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받아 살아가며, 손상된 세포는 스스로 복구한다. 오래된 뼈세포를 분해하고, 새로운 뼈세포를 만드는 방법으로 성인이 될 때까지 뼈를 성장시키고, 필요에 따라 뼈의 모양을 바꾸어 뼈의 건강을 최상으로 유지한다.


뼈의 유지관리와 리모델링에는 조골세포와 골세포 및 파골세포의 세 유형의 뼈세포가 관여한다. 조골세포는 새로운 뼈를 만들고, 손상된 뼈를 복구한다. 조골세포가 뼈 안에 갇히면 구조와 기능이 변하여 골??세포가 되는데, 골세포는 뼈의 유지관리 기능을 한다. 파골세포는 뼈를 분해하여 미네랄을 재흡수한다. 리모델링은 오래된 뼈세포를 분해하고, 새로운 뼈세포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뼈의 리모델링은 손상된 뼈를 복구하고, 성장이 가능하도록 뼈의 모양을 바꾸며, 혈액 속 칼슘 수준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뼈의 건강유지에는 뼈의 분해와 재생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체로 태어나서부터 20대까지는 새로 만들어지는 뼈조직이 오래된 조직의 분해보다 많아서 25~30세 무렵에 뼈밀도는 최고수준이 되고, 30세 이후에는 낮아진다.


새로 만들어지는 뼈보다 분해되어 없어지는 뼈가 훨씬 많으면 골밀도가 많이 낮아지는 골다공증 상태가 된다. 골다공증 환자는 척추 뼈, 팔뚝 뼈, 엉덩이 뼈 등이 잘 부러지고, 잘 붙지 않는데, 만성 통증이나 일상적인 활동이 불편하여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뼈의 중앙 쪽 공간에는 골수라고 부르는 부드러운 조직이 있는데, 여기에서는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과 같은 혈액세포가 만들어진다. 혈액세포들의 수명은 적혈구가 120일, 백혈구가 종류에 따라 2~3일부터 몇 주, 혈소판이 5~10일로 비교적 짧아서 새로운 세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골수에 문제가 생겨 혈액세포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이밖에 뼈에 생기는 문제로는 암과 뼈의 괴사, 뼈 감염이 있는데, 이러한 질병으로 뼈가 약해지면 뼈 골절의 위험이 높아지며, 통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 암은 처음부터 뼈에서 생기는 경우는 드물고, 유방암이나 폐암 등 다른 암에서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 뼈를 다치거나 어떤 이유로 뼈의 혈관이 손상되면 영양소와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뼈세포가 죽는데 이것이 괴사다.


우리가 하루하루를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것은 뼈가 모든 기능을 원활하게 수행하는 덕분이기도 하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도 매일 적당한 양의 뼈를 분해하고 새로 만들어 성인들은 해마다 약 10%의 뼈가 리모델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골수에서는 혈액세포의 상태를 정확하게 반영하여 날마다 적당한 양의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을 새로 만든다.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기능이 우리의 지식이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며, 세포 안에 준비되어 있는 프로그램인 유전자들이 하는 일이다. 우리의 뼈는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유전자들이 잠시도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하므로 우리는 그저 유전자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영양소와 산소를 잘 공급해 주고,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기만 하면 된다.



김재호 KB자산운용 경영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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