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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 '8차 사건' 진실은…수사 중대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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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 '8차 사건' 진실은…수사 중대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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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33년 만에 특정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56)가 모방범죄로 확인된 8차 사건까지 자신이 했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씨를 상대로 한 경찰의 수사가 중대 분수령을 맞이했다는 시각도 나온다. 만약 이씨가 8차 사건까지 저지른 것으로 확인된다면 당시 경찰은 억울한 피해자를 만든 것이고, 이씨의 자백이 거짓이라면 사실상 사건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화성연쇄 '8차 사건'은?

10차례의 걸쳐 벌어진 화성연쇄살인사건 중 8차 사건은 이미 모방범죄라는 수사 결과를 토대로 윤모(당시 22세)씨가 검거됐다. 윤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가 징역 20년으로 감형됐고, 2009년 가석방으로 풀려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까지 알려진 8차 사건의 전모는 이렇다. 1988년 9월16일 오전 6시 50분께 당시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 살고 있던 박모(당시 13세)양이 자신의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양 어머니는 딸을 깨우러 방에 갔다가 하의가 벗겨진 채 숨져 있던 것을 발견했다. 시신에는 목이 졸린 자국이 있었다.


기존 화성사건과는 범행 수법 등에서 차이가 있었지만, 단순히 화성에서 발생한 비슷한 사건이라는 이유로 당시 언론은 이 사건을 8차 사건으로 포함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체모를 채취했고, 용의선상에 오른 100여명의 체모와 대조해 윤씨를 특정했다. 특히 재판 과정에서 국내 최초로 체모 방사성동위원소 감정 결과가 증거로 채택되면서 과학수사를 통해 용의자를 특정한 사건으로 세간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결국 이렇게 8차 사건은 기존 화성연쇄살인사건과 별도의 사건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다만 윤씨는 16년 전인 2003년 5월 시사저널과의 옥중 인터뷰에서 "8차 사건의 범인이 아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화성연쇄 '8차 사건' 진실은…수사 중대 분수령

이춘재 자백, 진실이든 거짓이든 파장 예고

이런 가운데 이씨가 8차 사건조차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함에 따라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향후 수사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먼저 이씨의 진술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당시 경찰은 억울한 누명을 쓴 수형자를 만들어 낸 셈이다. 현 시점에서 본다면 30여년 전 경찰의 수사에는 의문점이 많다. 우선 경찰은 당시 사건기록을 토대로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를 용의자의 체모로 확신할 수 있었던 이유, 30년 전 방사선동위원소 방식 측정의 신뢰성 수준 등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이씨의 진술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당시 부실수사 과오는 경찰의 씻을 수 없는 오점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만약 이씨의 진술이 거짓으로 탄로난다면 수사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 이씨 자백의 신빙성이 떨어지는 만큼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이씨는 일명 '소영웅심리'로 하지도 않은 범죄 사실에 대해 허세를 부리며 자백한 꼴이 된다. 대표적인 연쇄살인범인 유영철이 비슷한 사례다. 유영철은 경찰 조사 단계에서 26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했으나, 나중에 21건으로 확인됐고 이 마저도 1건은 유영철을 '범죄모델'로 삼았던 정남규에 의한 범행으로 밝혀지면서 최종적으로 20명을 살해한 것으로 결론났다.


경찰은 이씨가 입을 열기 시작한 이후 계속해서 신빙성이 있는지 집중적으로 검토하는 중이다. 이씨의 자백이 모두 사실이라면 과거 부실수사에 대한 경찰의 과오를 인정해야 할 수밖에 없고, 모두 거짓이라면 수사를 사실상 처음부터 해야 된다. 가능성은 낮지만 일부는 사실이고 일부는 거짓으로 판명된다면, 이씨가 저지르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사건의 진범을 찾아야 한다. 어느 쪽이라도 경찰에게는 녹록지 않은 수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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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민갑룡 경찰청장은 전날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화성 사건과 관련해 억울하게, 무참하게 희생당한 모든 분들께 경찰을 대표해 심심한 사의를 드린다"면서 "빨리 범인을 검거해 조금이라도 희생자를 줄였어야 하는데 당시 범인을 특정하지 못한 점, 희생자가 많이 생긴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이제라도 진실을 발견할 길을 열었으니 경찰은 모든 사안을 낱낱히 확인해 희생자분들의 피해를 지금이나마 회복하고 여러가지 한이 풀릴 수 있는 길이 무엇일지 검토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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