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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천황통치 찬양하는 기미가요…버젓이 서비스하는 멜론·지니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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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천황통치 찬양하는 기미가요…버젓이 서비스하는 멜론·지니뮤직 음원 사이트 멜론은 일본 천황 통치를 찬양하는 기미가요 음원의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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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카카오 멜론, 지니뮤직 등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가사가 담긴 일본 국가(國歌) '기미가요'를 버젓이 서비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음원 사이트는 기미가요 원곡은 물론 편곡 버전도 제공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관계가 악화되고 있고, 수개월째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논란이 예상된다.


멜론, 지니뮤직 등 국내 유명 음원 사이트에서 기미가요, 일본국가(National Anthem Japan) 등의 키워드를 입력하면 다른 버전의 기미가요 수십 곡이 검색된다. 1분여의 기미가요부터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6분짜리 곡도 찾을 수 있다. 일본 해상자위대 동경음악대가 연주한 음원도 눈에 띈다. 27일 오전 멜론에서는 관현악 편곡을 한 기미가요에 '좋아요'가 13개 달려있었다. 이러한 기미가요 음원은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서비스 모두 이용 가능하다.


일제 천황통치 찬양하는 기미가요…버젓이 서비스하는 멜론·지니뮤직 손기정이 제11회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 시상식에서 가슴의 일장기를 월계수 화분으로 가리고 있다. 이날 시상식에선 기미가요가 연주됐다. 사진=위키피디아


일제강점기를 겪은 우리사회에서 기미가요는 금기로 여겨진다. 기미가요는 '천황의 통치시대는 천년만년 이어지리라. 돌이 큰 바위가 되고, 그 바위에 이끼가 낄 때까지'라는 가사를 담고 있어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한다.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총독부는 기미가요를 하루에 1번 이상, 또 일장기를 게양한 뒤에 이 노래를 부르게 했다. 손기정이 제11회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뒤 시상식에서 가슴의 일장기를 월계수 화분으로 가릴 때도 기미가요가 울려 퍼졌다. 제2차 세계대전 패망 이후 기미가요는 미국에 의해 공식 국가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됐지만 1999년 공식 국가로 다시 법제화 됐다. 일본 극우세력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때마다 기미가요를 제창한다.


일제 천황통치 찬양하는 기미가요…버젓이 서비스하는 멜론·지니뮤직 음원 사이트 지니 또한 일본 천황 통치를 찬양하는 기미가요 음원의 스트리밍, 다운로드 서비스가 가능하다


친일 작곡가 안익태는 기미가요를 연주하고 일왕을 찬양하는 음악을 만드는 등의 이력으로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올랐다. SBS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시상식에서 기미가요를 60초 동안 내보내 논란이 일었다. 국내 방송사들은 국민감정을 고려해 기미가요 제창 장면을 방송하지 않아왔다. 또 2014년에는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서 기미가요를 송출해 제작진이 사과문을 게재했다. 또 당시 책임 프로듀서에게 보직 해제 처분을 내리고 프리랜서 음악 감독과 계약을 파기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회적 파장이 크지만 음원 사이트가 기미가요를 서비스하고 있던 것은 음원에 대한 검증이 부족한 탓이다. 음원 사이트는 보통 음원 유통사에서 음원을 공급 받아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최종 판매자인 음원 사이트는 음원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다. 때문에 기미가요처럼 논란이 있는 곡을 이용자에게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멜론을 운영하는 카카오의 방지연 이사는 "내용 확인 중"라고만 답했고, 지니뮤직 측에서도 같은 입장을 내놨다. ?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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