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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자전거 천국' 만든다면서…우선도로에 택시·버스 승강장 버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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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통행 가로막아 운행자들 안전 위협
車와 충돌사망만 24명 달해…"교통사고 약자, 반드시 분리해야"

서울시 '자전거 천국' 만든다면서…우선도로에 택시·버스 승강장 버젓이 자전거우선도로 위에 설치된 택시 승강장. 택시 1대가 자전거 통행로를 가로막고 있다. /사진=이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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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서울시가 서울을 '자전거 천국'으로 만들겠다며 관련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내 자전거 도로에 택시나 버스승강장이 설치돼 있어 안전을 위협하고 있지만 개선되지 않으면서 보완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서울시는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 앞 왕복 9차선 도로가에 '자전거 우선도로'를 조성해놨다. 자전거 우선도로는 자동차와 자전거가 함께 운행할 수 있지만 자전거에 통행 우선권을 주는 도로다. 하지만 포시즌스호텔 앞과 같은 곳에 있는 택시승강장에 주차된 택시들이 버젓이 자전거 통행을 가로막으면서 자전거 운행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주차된 택시를 피해 자전거를 운행하다보니 자칫 옆 차선의 자동차와 충돌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시청 인근 자전거 우선도로의 상황도 비슷하다. 이 곳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한시적으로 관광버스 주차가 허용된다. 이 때문에 관광버스가 차선 전체를 가로막게 되고 경우에 따라 자전거 진행이 불가능하다. 서대문 강북삼성병원 앞 자전거 우선도로에는 시내버스 정류장이 설치돼 있어 자전거는 버스가 출발할 때까지 기다리거나 버스 옆을 지나쳐야한다.


서울시 '자전거 천국' 만든다면서…우선도로에 택시·버스 승강장 버젓이

서울시는 '자전거 우선도로'와 '자전거 전용도로', '자전거 전용차로', '자전거ㆍ보행자 겸용도로' 등 자전거 도로를 4종류로 구분해 운영하고 있다. 자전거 전용도로와 자전거 전용차로는 자전거만 통행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자전거ㆍ보행자 겸용도로는 보도에 자전거가 다닐 수 있도록 만들었다. 반면 자전거 우선도로는 자전거와 자동차가 같은 도로를 공유해 사고 위험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전거 운행을 방해하는 요인이 늘어나면 사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도로교통공단 집계 결과, 지난해 서울시내 자전거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총 2680건으로 이 중 80% 정도가 자전거와 자동차의 충돌로 발생했다. 자전거와 자동차 충돌로 사망한 이도 24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을 확보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관목 한국교통안전공단 교수는 "자전거와 자동차 간 사고가 발생하면 교통 약자인 자전거 이용자가 큰 부상을 입기 때문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확충해 이 둘을 분리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원점으로 돌아가 자전거 도로 설치 여부의 적절성부터 따지는 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로가 한정된 상황에서 도전거 도로를 설치하다보니 이러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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