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한국대사관에 총알 1발·협박문 담긴 봉투 배달돼"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최근 한일 관계 악화가 장기화하면서 일본 내 혐한(嫌韓) 움직임이 잇따르는 가운데 일본 도쿄에 있는 주일 한국대사관에 최근 총알 1발과 협박문이 담긴 봉투가 배달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2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아사히는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주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소재 주일 한국대사관에 권총용 총탄 1발과 편지가 전달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수신자 이름으로는 이수훈 전 주일한국대사가 적혀 있었으며 발신자에는 아무것도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대사관 측은 봉투를 확인한 뒤 경시청에 피해 신고를 했다.

봉투에는 편지지 1장이 담겨 있었다. 편지에는 소총을 여러 정 갖고 있고 한국인을 겨냥한다는 취지의 문구와 함께 한국인은 나가라는 협박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내용 중 강제 징용 문제나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명시돼 있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일본 내 혐한 움직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1일에는 일본 우익단체 회장 대행인 하라구치 나가오(67)가 주일한국대사관 우편함을 파손한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우편함을 주먹으로 쳐 찌그러뜨린 혐의를 받고 현장에 있던 경찰관에 제압당했다. 그는 독도에 관한 내용 등을 담은 항의문을 우편함에 넣은 뒤 주먹으로 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주간지 주간포스트도 2일 혐한 발언을 쏟아낸 특집 기사를 게재했다가 작가들의 비판이 쏟아지자 뒤늦게 사과했다. 주간포스트는 '한국 따위 필요없다'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통해 "혐한이 아닌 단한(斷韓)이다", "한국인 10명 중 1명은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분노 조절이 안된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로 서울이 김정은에게 점령 당하는 악몽" 등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이후 후카자와 우시오 작가를 비롯한 주간지 필진들이 연재 중단을 선언했고 주간포스트는 사과문을 내걸었다. 잡지 측은 "많은 의견과 비판을 받았다"며 사죄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다른 의견도 합해서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잡지 내용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뉘앙스를 풍긴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