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노 딜 우려…英총리 10월14일까지 의회 정회, 여왕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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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오는 10월 말 아무런 합의 없이 영국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EU 탈퇴) 우려가 한층 커졌다.

일간 가디언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오는 10월 14일 '여왕 연설(Queen's speech)'을 해달라고 요청했고, 여왕은 이를 승인했다.

영국 여왕은 하원 회기가 시작될 때마다 의회에서 정부의 주요 입법계획을 발표하는 연설을 한다. 이에 따라 의회는 여왕 연설을 앞두고 9월9일께부터 10월14일까지 정회하게 된다. 하계휴회를 마치고 다음달 개원하는 하원이 불과 일주일여만에 다시 정회에 돌입하는 이례적 일정인 셈이다.

노동당 등 야당에서는 정부가 의회를 정회한 후 노딜 브렉시트를 강행하려는 술수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정회 시한을 감안하면 브렉시트 시한인 10월31일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게 되는 만큼, 노 딜 브렉시트 추진을 막을 수 있는 하원 내 입법 추진 등 물리적 시간이 부족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를 가로막겠다는 방침이다. 코빈 대표는 "그가 하는 일을 막기 위한 입법을 시도하겠다"며 "이후 적절한 시점에 내각 불신임안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의회 정회와 관련 "민주주의의 진열장을 깨고 물건을 빼앗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톰 왓슨 노동당 부대표는 "민주주의에 있어 완전 수치스러운 모욕"이라고 꼬집었다.

자유민주당 등은 당 대표와 여왕의 면담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 상태다. 다만 BBC는 "여왕이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관례"라고 보도했다. 영국 의회 사이트에는 존슨 총리의 의회 정회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청원도 올라왔다.

이날 노딜 우려가 커지며 파운드화가 장중 한때 1% 가까이 약세를 보이는 등 금융시장도 요동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5% 하락한 1만1701.02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도 0.34% 떨어진 5368.80으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증시의 경우 내수주 중심의 FTSE 250는 0.69% 낙폭을 보였으나 수출주 중심의 FTSE 100은 0.35% 상승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