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암 유발' 거친 표면 유방 보형물 22만여개 유통
-최도자 의원 "우리나라에서 해당 보형물 이식한 사람 최소 11만명…환자 파악 및 보상, 피해구제 대책 마련해야"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희귀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제기된 엘러간의 유방 보형물과 유사한 거친 표면 유방 보형물 22만여개가 국내 제작·수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2007~2018년 거친 표면 인공 유방 유통량'에 따르면, 국내 제작 및 수입된 거친 표면 유방 보형물은 22만 2470개에 달했다.
수입 물량을 보면 엘러간이 11만4365개로 전체 유통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디메드 4만7723개, 암정메딕스 3만4175개, 그린코스코 1만8493개, 사이넥스 3154개였다. 국내 제조사인 한스바이오메드는 4560개를 유통했다.
최근 표면이 거친 인공유방 보형물을 이식한 환자에게서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BIA-ALCL)이 발병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한국엘러간과 식약처는 해당 제품을 회수 중이다. 엘러간은 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제품을 회수하고 있다. 이날 국내에서도 처음으로 엘러간의 거친 표면 유방 보형물을 이식받고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이 발병한 40대 여성 환자가 확인됐다.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은 면역체계와 관련된 희귀암의 한 종류로 유방암과는 별개 질환이다. 의심 증상으로는 유방 크기 변화, 피막에 발생한 덩어리나 피부 발진 등이 있다. 현재 유방 보형물 관련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은 미국 152건(사망 5명), 호주 82건(사망 3명), 프랑스 59건(사망 3명)이 보고되고 있다.
최도자 의원은 "거친 표면 유방 보형물의 허가 이후 식약처는 몇 명의 환자에게 몇 개의 보형물이 시술됐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프랑스와 캐나다는 엘라간 외에 모든 거친 표면 유방 보형물의 유통을 금지시켰다"며 "우리나라에서 거친 표면 유방 보형물을 시술한 사람이 최소 11만명으로 예상되는 만큼 제대로 된 환자 파악과 보상, 피해구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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