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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車부품사]사업 다각화 없으면 '미래차'도 답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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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車부품사]사업 다각화 없으면 '미래차'도 답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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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김지희 기자] 독일에서 마차 바퀴를 만들던 타이어회사 콘티넨털은 수차례의 인수합병(M&A) 끝에 세계 5대 자동차 부품업체로 성장했다. 콘티넨털은 미국 엔비디아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차량용 시스템을 공동 개발 중이며 2021년 실제 기술에 접목한다는 목표 아래 AI와 자율주행 전문 부품사로 거듭나고 있다. 산업 간 경계를 허무는 이종 혹은 동종 간 M&A를 통해 업종 다각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14일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309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대다수 기업은 미래차(전기차·수소전기차·자율주행차 등)로 수요가 이동할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나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 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엔진·고무 부품을 생산 중인 기업의 경우 3년 이내 수요가 변할 것이라는 응답이 각각 64.%, 47.4%에 달했다. 이는 친환경·미래차 시대에는 소멸 가능성이 큰 부품이라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특정 완성차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사업 발굴에 나서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엿보인다.

[위기의 車부품사]사업 다각화 없으면 '미래차'도 답 없다


실제 차종과 기업 규모, 주력 생산품에 관계없이 향후 사업 구조를 개편해 미래차로의 전환에 대비하겠다는 응답은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문제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기업이 10% 안팎에 그쳤고, 의향은 있으나 역량이 없다는 응답률 역시 50%에 육박했다. 사업 구조 개편 의지는 확고하지만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나 자체 경쟁력이 턱없이 달리는 현실 앞에 투자를 주저하고 있는 셈이다. 2차 협력사 A사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향 설정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1차 협력사는 노하우 및 기술 부족을, 2차 협력사는 자금 확보의 어려움을, 3차 협력사는 수주 불확실성을 사업 구조 개편을 추진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꼽았다. B부품사 관계자는 "대기업 집단의 비계열 부품사가 해외에 진출할 때 하위 벤더는 얼마큼 투자해야 할지 감을 잡기 어렵다"면서 "투자와 수주 중 무엇이 먼저일지 자체 고민 끝에 몇 번 고비를 넘어야 겨우 자리를 잡는 게 냉정한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새로운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대응 차원에서 추진 중인 방안으로는 생산 설비 재조정이 60%대 응답률을 보여 가장 많았다. 이어 협력 강화(38~40%)와 판로 개척(31~33%), 공장 신ㆍ증설(17~19%) 등의 순이었다. 타 업체와의 M&A를 고려한다는 응답은 5% 내외에 그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미래차 생산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묻는 항목에서는 설비투자금 지원을 택한 응답률이 최대 79.4%에 달했다. 물품 수주 보장(40%)과 기술 및 연구개발(R&D) 지원이 30%대로 뒤를 이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단기간 내 기존 거래 구조를 바꿀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새로운 생산 라인을 설계하기 위한 협력 단계별 맞춤형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트렌드에 발맞춰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루지 못하면 미래차 산업 전망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권 교체에 따른 정책적 불확실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원은 "1990년대에는 전기차 연구를 시작했고 2005년에는 수소전기차 연구를 지원했지만 모두 정부가 바뀔 때마다 사업이 중단됐다"면서 "충분한 사업 기간을 주면서 해당 연구에 몰두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꼬집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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