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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저임금 두 배 인상' 추진…한국과 달리 조용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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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저임금 두 배 인상' 추진…한국과 달리 조용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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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미국 의회에서 연방최저임금을 향후 6년간 두 배 인상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지만, 떠들썩했던 한국과 달리 조용하기만 하다. 이미 절반 이상의 지역에서 연방최저임금보다 더 높은 임금이 지급되고 있고, 미국 기업들도 경기 호황으로 숙련된 노동력 확보가 필요한 탓에 인상 자체에는 동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하원은 지난달 18일 내년부터 2025년까지 현재 시간당 7.25달러인 연방 최저임금을 15달러로 두 배 인상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상원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거쳐야 확정돼 시행되지만 2009년 이후 동결된 것을 10년 만에 올리자는 움직임이다. 하지만 미국 사회는 조용하다. '두 배'라는 인상 폭에도 불구하고 훨씬 더 적은 임금 인상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체 노동력의 60%가 넘게 거주하는 29개 주는 이미 연방 최저임금보다 높은 최저임금 기준을 자체적으로 시행 중이다. 월마트, 맥도날드, 아마존 등 대규모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들도 이미 10달러 안팎 이상의 시간당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심지어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등 일부 대도시는 시간당 15달러 임금을 시행 중이다. 따라서 현재의 연방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미국 근로자수는 지난해 기준 1억5600만명 중 0.28%에 불과하며, 대부분 25세 미만의 젊은이들이다.


WSJ는 "현재의 연방 최저임금 수준이 경제적으로 거의 영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최저임금이 인상되더라도 일부의 임금 인상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일자리를 줄이거나 미국 전체의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미 의회예산실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연방 최저임금이 15달러로 인상될 경우 약 1700만명의 근로자들이 임금 상승의 효과를 보는 반면 13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미국 기업들도 최저임금 인상 자체에는 긍정적이다. 개별기업으로 고용자 수가 가장 많은 월마트의 경우 이미 2015년부터 연방최저임금보다 더 많은 시간당 11달러 이상의 최저임금을 적용하고 있으며,월마트 근로자들의 평균 시간당 임금은 16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더그 맥밀란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양호한 기업 경영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재능있는 인력을 고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미국 기업들은 최근 경제 호황에 따라 숙련 인력에 대한 구인난이 심해지면서 최저임금에 대해 대체로 동의하는 추세다. 실제 미 상공회의소는 지난 7월 미 의회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노동법 개선 등을 조선으로 "10달러 안팍으로 최저임금을 증액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 상원에 계류 중인 연방최저임금 인상법안은 공화당ㆍ트럼프 대통령의 반대로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들은 찬성하고 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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