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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기업' 오명쓸까 '불매운동' 타깃될까…한일축제한마당 후원기업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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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심 끝 후원 않기로 한 롯데제과ㆍ한솥도시락
눈치 보여서…후원기업명단 홈페이지서 삭제한 행사 주최 측

'친일기업' 오명쓸까 '불매운동' 타깃될까…한일축제한마당 후원기업 '전전긍긍' 한일축제한마당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던 지난해 행사 후원 기업들. 현재 이 명단은 홈페이지에서 내려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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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이정윤 기자] #.롯데제과는 오는 9월1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일축제한마당'에 후원하지 않기로 했다. 이 행사는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한일 민간교류 행사로 일본에 창업기반을 둔 롯데제과는 2017년과 지난해 2년 연속 후원기업에 이름을 올렸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이번 문제(일본의 경제보복)가 지원을 중단하기로 한 결정에 영향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한일축제한마당 실행위원회는 최근 행사를 홍보하는 홈페이지에서 지난해 스폰서 명단을 삭제했다. 안도 이사오 한일축제한마당 운영위원회 간사는 "기업들에 불이익이 갈까봐 홈페이지에 있던 명단을 없앴다"고 했다. 스폰서 명단에는 LGㆍ롯데ㆍCJㆍ금호아시아나ㆍ동아쏘시오홀딩스 등 국내 기업을 비롯해 유니클로ㆍ미쓰비시상사 등 일본 업체들의 이름이 있었다.


15년째 이어온 한일 민간교류 행사 '한일축제한마당'이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흔들리고 있다. 반일감정이 고조되자 매년 행사를 후원해온 기업들은 여론 동향에 촉각을 세우며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외교부 소관 사단법인 '한일문화ㆍ산업교류협회' 주관으로 9월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한일축제한마당은 2005년 시작해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행사다. 한일 민간교류 행사 중 가장 큰 규모로, 매년 양국에서 100개 이상 기업들의 후원ㆍ협찬이 이뤄지고 관람객 등 6만여명이 참여해왔다.


"국민 눈 밖에 날라"…후원 철회ㆍ후원해도 쉬쉬

일제강점기 한국인 강제징용 배상 판결 등에 따른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한일관계가 대립 국면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교류에 공을 들이며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해온 후원 기업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후원ㆍ협찬을 이어온 기업들은 행사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후원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고심하거나 드러내는 것을 꺼리며 동향을 살피고 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올해 한일축제한마당 실행위원장을 맡으면서 일찌감치 후원을 결정한 CJ는 적잖은 부담감을 나타냈다. CJ 관계자는 "후원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다"면서도 "기업로고를 걸고 후원해 왔는데 정치적 이슈 때문에 기업이 2차적으로 피해를 본다면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CJ가 문화ㆍ외식 프랜차이즈ㆍ식품 등 생활밀착형 소비재기업이다 보니 자칫 불매운동 등의 타깃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다.


6년 연속 후원을 이어온 LG그룹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을 아꼈고, 오랜 기간 메인스폰서를 자처한 금호아시아나 역시 "후원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즉답을 피했다. 금호아시아나는 박삼구 전 회장이 2015년부터 4년간이나 실행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이 행사에 애정을 보이며 행사를 주도해 온 기업이다.


롯데제과 외에 후원을 철회한 기업은 더 있다. 지난 4년 동안 자원봉사자에게 도시락을 협찬해온 한솥도시락은 당초 "취지가 나쁘지 않고 매년 하는 것이라 계획은 잡혀있지만 진행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튿날 "후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친일기업' 오명쓸까 '불매운동' 타깃될까…한일축제한마당 후원기업 '전전긍긍' '한일축제한마당 2019 in Seoul' 포스터


민간외교관 역할 해왔는데…상황 바뀌니 오해살까 근심

기업들은 그동안 이 행사를 통해 일본과의 교류를 지속하며 '민간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하지만 지난 1일 일본이 우리나라를 겨냥해 반도체ㆍ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핵심소재의 수출을 규제한다고 발표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등 반일감정이 극대화됐고, 가교 역할을 해온 기업들 역시 이래저래 난처한 입장이 됐다. 동아오츠카 등 한일합작 기업을 계열사로 둔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대표적이다. 강신호 전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은 2009~2013년 한일축제한마당 실행위원장을 맡았고, 이후에도 명예실행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열성적으로 행사를 후원했지만 올해는 바뀐 상황을 실감하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관계자는 "그간 행사 음료 등을 지원했는데 올해는 아직 협찬 요청 들어온 게 없다"며 "한일 분위기가 냉랭해 조심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오해를 부를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한일경제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윤 회장이 오너인 삼양홀딩스 조차도 "올해도 후원은 하지만 논의 중인 사안이라 더 언급하기 어렵다"며 말을 삼갔다. 격년제 후원을 진행하는 한화그룹은 "검토 중"이라며 말을 아꼈고, 한일축제한마당 단골 후원사인 대한항공은 "협찬 요청받은 게 없고, 후원 여부 논의도 이뤄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행사 축소 불가피…장ㆍ차관 참석도 불투명

행사 자체가 취소될 가능성은 낮지만 규모 축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행사 후원 부처인 외교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명칭 후원은 계속 한다는 방침이나 장ㆍ차관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홍석인 외교부 공공문화외교국장은 "민간차원의 대표적인 교류행사여서 후원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했다. 다만 외교부의 행사 참석 문제에 대해서는 외교 상황과 일본의 동향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그간 외교부는 주최측에 기관 후원 명칭 사용을 허가하고 장차관급 인사는 개막식에 참석해왔다.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은 행사 개최 10년을 맞은 2014년부터 3년 연속 참석했고, 2017년과 지난해에는 조현 차관이 행사장을 찾았다. 문체부 역시 2015년부터 김종덕ㆍ조윤선ㆍ도종환 전 장관이 참석했고, 지난해에는 한일축제한마당 일본 도쿄 행사에 노태강 문체부 차관이 방문했다. 정영석 문체부 국제문화과장은 "매년 해오던 사업이어서 외부적인 요인과 관계없이 후원을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장ㆍ차관 참석 여부가 아직까지 확정돼 있는 것은 없다"고 했다.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한 후원 기관인 서울시는 다소 신중한 모습이다. 김미선 서울시 기획조정실 아시아팀장은 "한일관계 상황을 봐야할 것 같다"면서 "과거 후원 명칭 사용을 (승인 이후) 철회한 사례도 있다"고 했다.


행사 주최 측인 한일축제한마당 관계자는 "한일관계가 우려스럽고 어려운 국면에 있지만 문화교류나 인적교류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민간단체 사이의 교류를 끊는 게 정답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민간단체끼리의 교류가 정치 사회적인 문제를 완화시키고 상황을 해결할 큰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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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현 상황에서 이러한 민간교류는 일본으로 하여금 최근 한국정부(대응)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다라는 오판(오해)의 빌미가 될 수 있고, 한국정부의 조치가 무력화 될 우려가 있다"며 "한국 쪽의 주장이 어느 정도 받아들여질 때까지 민간교류는 연기ㆍ중단해도 된다"고 주장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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