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구멍 뚫린 못생긴 슬리퍼로 대박신화 쓴 '크록스'

시계아이콘02분 1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히든業스토리]120여 개국에서 3억5000만 켤레 팔린 크록스
창업 4년 만에 매출 9900억원 돌파 '나스닥' 상장 성공하며 급성장
크록스라이트·라이트라이드 등 크록스만의 소재 개발...'편안함'이 무기

구멍 뚫린 못생긴 슬리퍼로 대박신화 쓴 '크록스'
AD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투박한 앞코에 구멍이 송송 뚫린 고무 슬리퍼 '크록스(Crocs)'는 어글리슈즈의 대명사다. 디자인적인 요소 하나 없이 원색의 촌스러운 이 슬리퍼는 전 세계 120여 개국에서 3억5000만 켤레가 팔렸다. 창업 첫해 120만 달러(약 14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년 만에 100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보이며 지난해에는 10억8800만 달러(약 1조2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크록스는 2002년 미국 콜로라도에 사는 청년 3명에 의해 만들어진 신발 브랜드다. 당시 린든 핸슨(Lyndon Hanson), 스캇 시맨스(Scott Seamans), 조지 베덱커(George Boedecker)는 바다에서 서핑을 하던 중 "물이 잘 빠지는 신발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크록스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 크록스라는 이름과 로고에서 알 수 있듯 크록스는 악어를 뜻하는 단어 '크로커다일'에서 따 왔는데, 물과 육지 생활이 모두 가능한 악어처럼 크록스도 수륙 모두 사용이 가능하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전 세계 모든 발에 편안함을 제공한다"

3명의 창업자는 크록스의 '전 세계 모든 발에 최상의 편안함과 즐거움, 그리고 혁신을 제공한다'는 사명을 내걸고 디자인보다는 '편안함'에 집중했다. 슬리퍼에 구멍을 뚫는 일은 쉬웠지만 소재에 차별화를 둬야 했다. 그래서 폴리우레탄계 합성수지의 일종인 특수 소재를 사용했다. 이 소재를 개발한 회사 '폼 크리에이션'을 인수해 '크록스라이트(Crocs Lite)'라는 이름으로 소재를 독점했다.


크록스라이트는 체온에 따라 소재가 유연해져 신발을 신는 개개인의 발 모양에 맞게 변형이 된다. 이는 발바닥에 힘이 고르게 분산되는 역할을 해 착용감을 높인다. 또 고도로 압축돼있어 체중의 압력을 잘 버텨 근육 피로도를 일반 신발보다 60% 이상 감소시켜준다. 소재로 초경량으로 0.17kg밖에 나가지 않는다.


신발 구조가 간단해 일명 '찍어내기'가 가능하다. 대량생산이 가능한 사출성형(射出成形) 공정으로 생산된다는 것이다. 사출성형 공정이란 재료를 형틀 속에 채운 다음 냉각해 생산하는 방식이다. 가죽이나 천으로 만들어져 밑창을 붙이고 그 위에 디자인을 덧입혀야 하는 봉제와 접착 과정을 반복하는 일반적인 신발은 불가능한 방법이다. 그런데 크록스는 신발 구조가 간단하기 때문에 이런 공정이 가능했다. 속도나 단가 측면에서도 매우 유리했고 크록스가 창업 4년 만에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제조 방식이 꼽힌다.

구멍 뚫린 못생긴 슬리퍼로 대박신화 쓴 '크록스' [출처=크록스 인스타그램]

이렇게 편한 크록스는 출시되자마자 '크록스 열풍'을 가져왔다. HBO방송의 유명 앵커는 고무처럼 보이는 값싸 보이는 소재에 촌스러운 원색의 투박한 겉모습을 보며 '유치원생 혹은 미치광이들이나 신는 신발'이라고 조롱했지만 소비자 반응은 달랐다. 3일 만에 1000켤레가 완판됐다.


헐리우드 스타들이 착용하기 시작했고, '세상을 바꾼 50가지 신발'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크록스 바람은 전 세계로 번졌고, 창업 5년 만에 전 세계 90여 개국에 진출했다. 이런 성장 속에 2006년에는 나스닥(NASDAQ) 상장에 성공했고, 당시 매출은 8억4700만 달러(약 9900억원) 수준이었다. 현재 시가총액은 14억2500만 달러(약 1조6680억원)에 달하며 연매출은 10억달러(약 1조1700억원)를 넘은 지 오래다.

크록스 제2의 아버지 '론 스나이더'

창업자 3명은 2005년 경영에서 물러났다. '사공이 많으면 배로 간다'며 사실상 아이디어만 제공하고 전문경영인에게 사업을 모두 맡긴 셈이다. 창업자 3명에게 발탁된 인물은 바로 론 스나이더(Ron Snyder). 그는 크록스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크록스 ‘제2의 아버지’로 불린다.


론 스나이더는 2005년 최고경영자(CEO)로 임명되자마자 캐나다, 이탈리아, 중국, 멕시코 등지의 제조공장을 인수했고, 2006년부터는 바이트 풋웨어, 오션 마인디드, 엑소 이탈리아 등을 인수하면서 제품 다각화에 초점을 뒀다. 슬리퍼 단일품목에만 주력했던 크록스는 점차 라인을 확대해 나갔고 지금은 샌들, 운동화, 메리제인 슈즈나 하이힐까지 제작하는 브랜드로 거듭났다. 론 스나이더는 약 10년 동안 크록스를 정상에 올려놓고 현재는 경영에서 물러났다.

구멍 뚫린 못생긴 슬리퍼로 대박신화 쓴 '크록스'

못생김에 개성을 더한 '지비츠'

크록스는 자신들의 약점인 '못생긴 신발'을 '개성'으로 바꿨다. 크록스에 난 구멍에 끼울 수 있는 핀 '지비츠(Jibbitz)'를 내놓은 것. 사실 지비츠는 세 명의 자녀를 키우는 한 주부가 자녀의 크록스에 재미 삼아 단추, 보석 등을 끼운 것이 시초다. 그녀는 곧바로 사업 지하실에 '지비츠'라는 크록스용 액세서리 업체를 차렸고 크록스는 이 업체를 인수했다.


지비츠의 인기는 엄청났다. 지비츠로 신발을 꾸미기 위해 크록스를 구매하는 사람들까지 생길 정도였다. 현재 판매 중인 지비츠 상품은 디즈니나 마블 등의 캐릭터부터 숫자나 알파벳 등 5500여 가지가 넘는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신발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소비자에 제공한 것이다.


AD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크록스는 단기간 급성장에 따른 부작용에 직면해야 했다. 2009년에는 파산 위기까지 겪었다. 하지만 2010년부터 제품군 축소, 수익성 낮은 점포와 공장 정리, 온라인 판매 비중을 높이는 등의 전략을 통해 2016년 다시 제자리를 되찾았다. 당시 2년의 연구 끝에 그로스라이트보다 25% 가볍고 40% 더 부드러운 신소재 '라이트라이드(LiteRide)'로 만든 신발을 내놓으면서 다시 성장세에 접어들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이 기사와 함께 보면 좋은 뉴스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 25.12.3118:01
    양기대 "경기도 대중교통 무료화하겠다"
    양기대 "경기도 대중교통 무료화하겠다"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양기대 전 국회의원(12월 31일)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올해의 마지막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12월 18일 경기도지사 민주당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분이죠. 재선 광명시장을 지내고 국회의원을 지낸 양기대 전 의원님 어서 오세요.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양기대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