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53분 깜짝 회담‥비핵화 시계 빨라진다

트럼프 "회담 휼륭" 만족감‥실무협상 의지 확인
북 조선중앙통신 "판문점서 평화 새역사 시작"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만난 뒤 북으로 돌아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포옹으로 배웅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멈춰있던 한반도 비핵화 시계 바늘이 급하게 돌기 시작했다. 당초 예상을 뛰어넘어 53분간이나 이어지며 사실상 3차 북ㆍ미 정상회담이 된 6ㆍ30 판문점 회담에 대해 북ㆍ미 양측이 모두 만족감을 표했다. 이에 따라 북ㆍ미 정상의 다음 회담은 미국 백악관이나 북한의 평양에서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북한 매체들은 30일 북ㆍ미 판문점 회담을 일제히 역사적ㆍ상징적 사건으로 기록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30일 오후 전세계가 주목하며 지켜보는 가운데 김정은동지께서 판문각을 나서시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판문점 분리선 앞에서 역사적인 상봉을 하시였다"고 전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MDL)을 넘나든 사실을 거론하며 "미국 현직 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우리 영토를 밟는 역사적인 순간이 기록됐다"고 했다.

특히 "앞으로도 긴밀히 연계해나가며 조선반도 비핵화와 조미관계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나가기 위한 생산적인 대화들을 재개하고 적극 추진해나가기로 합의하셨다"며 두 정상이 회담 결과에 '커다란 만족'을 표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을 떠나며 트위터를 통해 이번 회담에 대해 "휼륭했다(wonderful)"라고 표현하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런 상황은 향후 실무회담 진전시 두 정상이 연내 상대방의 국가에서 회담을 갖는 상황까지 예상케 한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백악관에 초대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 백악관에서 '햄버거 담판'이 성사될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형식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월경'에 대한 답례가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즉답을 피하면서도 평양 방문을 제안했다고 외신들이 전하고 있다. 협상이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 3국이 아닌 평양이나 워싱턴에서 북ㆍ미 정상회담이 열린다는 것은 상호 신뢰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그만큼 양국 정상이 실무협상 의지를 확인하고 협상 타결을 통한 상호 관계 정상화와 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실무진에 가이드 라인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북한은 그동안 중재자 촉진자 역할을 자임해왔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난에서 벗어나 역할을 평가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북미 정상과 함께한 문 대통령을 언급하며 "북남조선과 미국의 최고수뇌들이 분단의 선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만나는 역사적인 장면은 전세계를 커다란 충격에 휩싸이게 하였으며 오랜 세월 불신과 오해, 갈등과 반목의 역사를 간직한 판문점에서 화해와 평화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였음을 보여주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