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윌리엄 왕세손 "자녀들 동성애자라도 전적으로 괜찮아"

26dlf(현지시간) 영국 런던 동부에 위치한 성소수자 자선단체 앨버트 케네디트러스트를 방문한 윌리엄 왕세손(오른쪽)이 성소수자 인권을 상징하는 레인보우 무늬의 가방을 선물로 받고 웃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영국에서 성소수자를 겨냥한 혐오폭력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윌리엄 왕세손이 자녀들의 성(性) 정체성에 대한 속내를 밝혔다.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윌리엄 왕세손은 26일(현지시간) 런던 동부에 위치한 성소수자 자선단체 앨버트 케네디트러스트를 방문한 자리에서 자녀들이 게이 등 성 소수자(LGBT)라고 밝히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나는 당연히, 전적으로 괜찮다"고 답변했다.

세 자녀의 아버지인 그는 "부모가 되기 전까지는 생각하지 못하는 문제"라면서 "다만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내 아이들이 하는 역할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해석되고 비칠까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캐서린(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과 많은 대화를 나눈다"며 "자녀들이 성소수자가 돼서가 아니라, 다른사람들이 그들에게 어떻게 반응하고 인식할 지, 그로 인해 그들이 느끼는 압박이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윌리엄 왕세손은 "우리가 정상적이고 멋진 세상에서 살게되길 바란다"면서도 "하지만 특히 우리 가족과 우리가 처한 입장에 대해서는 약간 걱정할 수밖에 없는 위치"라고 언급했다. 그는 "자녀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전적으로 지지하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얼마나 많은 장벽, 비난, 박해, 차별에 직면할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영국에서 레즈비언 커플을 대상으로 발생한 버스 테러에 대해 "소름이 끼쳤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지난달 30일 런던에서는 야간에 이층버스에 탄 10대 청소년들이 20대 레즈비언 커플에게 키스를 해보라고 요구한 후 거절당하자 무차별 폭행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지난 22일 오후에도 영국 리버풀 인근 안필드에서 10대 청소년들이 30대 게이 커플을 흉기로 찌르고 욕설을 가했다고 이 매체는 또 다른 기사를 통해 보도했다. 흉기에 찔린 남성 중 한 명은 머리, 목에 중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