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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고객이 감동하는 순간은 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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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고객이 감동하는 순간은 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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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까지 내부고객인 직원에 치중하여 설명해왔으니, 이번 칼럼에서는 외부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어 보고자 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의 MBA 수업시간이 끝나고 한 학생이 질문을 던져왔다. 고객은 도대체 어떻게 감동하게 하나요? 고객이 무엇에 감동하는지 아는 방법은 정말 설문조사가 전부인가요? 필자는 이 질문을 듣고 문득 오래전 필자가 프러포즈를 준비하던 때가 떠올랐다.


사실 그 당시 필자는 일정한 수입이 없는 대학원생이었고, 결혼하기에는 아무 것도 준비된 것이 없었다. 하지만 이 사람이라면 될 것 같다,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멋진 프러포즈라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음악을 하던 친구와 밤새워 곡을 썼고, 전문 스튜디오에서 녹음도 하고, 유치한 뮤직비디오도 만들었다. 아내와 나를 곁에서 지켜봐 온 사람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도 담아 영상을 만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프러포즈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나중에 아내에게 물어보니 내가 스튜디오에 녹음하러 가던 날, 차라리 자신과 함께 침대나 가구를 보러 가 줬으면 했었고, 내가 뮤직 비디오를 만드느라 밤을 새웠던 날, 전화를 한 통이라도 더 해줬으면 했다고 했다.


사람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업체들도 가끔 망각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어떤 제품의 품질이나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해 들인 노력을 스스로 과대평가하는 것이다. '내가 이만큼 노력했으니 너도 이만큼 감동하고 기뻐해야 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일방적인 스토커나 다름없다. 상대방이 정말 이것을 원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것이다. 만약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행동을 내가 아무리 열심히 상대방을 위해 노력한다고 해봐도 그것은 잘 해봐야 본전이고, 대부분은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온다.


그렇다면 답은 굉장히 간단하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러려면 기업으로서 가장 쉬운 방법이 설문조사일 것이다. 그런데 설문조사로는 한계가 있다. 이는 설문조사의 응답자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기 위해 설문지를 구성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과거 필자의 후배가 비슷한 사유로 베트남에 인턴을 나가 있는 여자친구와 다툼을 하는 것을 곁에서 보고 일단 하노이행 비행기를 끊고 가서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라고 조언을 한 적이 있다. 실제로 그 후배는 다음 날 새벽 가장 빠른 비행기로 출발했고, 둘은 잘 풀렸다. 떨어져 있을 땐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와닿지 않을 수 있다. 직접 그 속에서 체험해보는 것이 몇천 부의 설문조사보다 더 나을 때가 있다.


모 은행사는 과거 수산시장이 있던 곳에 새로운 지점을 내면서 해당 수산시장의 낮과 밤을 함께했다. 종일 부대낀 결과, 수산시장의 수산물 거래가 매일 새벽에 이루어지며, 이 시간에는 많은 현금이나 수표, 어음 등의 거래가 일어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중요한 것은 이 시간에 은행은 문을 열지 않아 해당 상인들이 불안감에 떨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 은행사는 이동 금고를 해당 시간에 운영하여 고객의 불안을 덜어 주었고, 해당 시장 상인들이 주거래 은행을 바꾸었다고 한다. 이처럼 고객의 마음을 알려면, 고객을 감동하게 하려면, 다른 어떤 것보다 직접 고객 옆에 서서 같은 눈높이로 바라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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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희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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