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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M]"재취업 지원 NO" 속 태우는 금감원 간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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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요즘 금융감독원 보직해임 국장들이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점차 줄어들 연봉, 업무 축소로 새 일자리를 찾고 싶지만, 재취업 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워진 탓입니다. 금감원 임원과 1급 국장은 3년간 금융권 취업이 전면 금지됩니다. 반면 2급 국장은 지난 5년간 맡았던 업무와 연관성만 없다면 금융회사 취업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지난해 보직해임된 국장 중 금감원을 퇴사해 새로운 직장에 둥지를 튼 국장은 1명에 그쳤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화살이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조직 차원에서 물밑으로 보직해임 국장 또는 퇴직 임원들의 재취업 자리를 찾아줬지만 최근 몇 년간 이 같은 분위기는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나아가 지난해 취임한 윤 원장은 조직 차원에서는 재취업에 간여하지 말 것을, 보직해임 국장들에게는 감독당국 직원으로 수십년간 쌓아 온 역량을 발휘하며 소임을 다하라고 주문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퇴직 간부 불법 재취업 지원 논란, 금융위원회와의 불편한 관계, 윤 원장의 소신과 철학 등 여러 이유가 있을 겁니다.


그동안 선배들의 재취업을 지켜봐 왔던 금감원 간부들은 속을 태우고 있습니다. 금감원이 자리를 찾아주던 관행이 사라지면서 당장 먹고 살기가 막막해졌다는 겁니다.



우수한 역량을 갖춘 감독당국의 자원을 금융회사들이 잘 활용할 수만 있다면 발전적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금융회사가 스스로 영입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금융회사와 시장을 감독하는 금감원이 받으라고 밀어넣는 식으로 임직원들의 자리를 챙겨주는 그동안의 관행이 바람직하다고 할 순 없습니다. 금감원에 입사해 수석, 팀장, 국장, 임원 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간부들이나 퇴직 임원의 재취업은 산 넘어 산입니다. 지난 날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금감원 직원들이 실력을 키워 감독당국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권위를 세우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아닐까요.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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