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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안전장비도 착용 못해"…청해부대 홋줄 사고는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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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줄 터져 전역 한달 앞둔 최종근 하사 목숨 잃어

"행사라고 안전장구 못하는 관행 이해하기 힘들어"

홋줄 터지기 전 강하게 진동…"장병 대피시켰어야"

해군, 대책반 꾸려 조사 "한점 의혹 없이 확인할 것"


"기초 안전장비도 착용 못해"…청해부대 홋줄 사고는 '인재' 청해부대 밧줄 사고로 순직한 고 최종근 하사의 영결식이 엄수된 27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해양의료원에서 동료들이 영정을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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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5명의 사상자를 낸 해군 청해부대 최영함의 '홋줄(정박용 밧줄) 터짐' 사고는 예견된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장병들은 함장 등 지휘관의 무관심 속에 헬멧이나 카포크(구명조끼) 등 기초적인 안전장비도 전혀 갖추지 않았다 변을 당했다. 사고 원인과 관계없이 원칙만 지켰다면 최소한 사망 사고는 막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27일 해군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10시15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기지사령부 내 부두로 입항한 최영함의 선수 쪽 갑판에서 홋줄이 터져 전역을 한달 앞둔 최종근 하사(22)가 목숨을 잃었다. 20대 상병 3명과 30대 중사 1명은 팔 등 신체 일부를 다쳤다.


이번 사건은 홋줄 보강작업 중 일어났다. 홋줄은 배와 부두를 연결하는 밧줄이다. 사고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지만 문제는 사고를 당한 장병들이 아무런 안전장비를 갖추지 않은 채 작업에 나섰다는 점이다.


사고 당시 현장 사진에는 홋줄에 손목을 다친 것으로 추정되는 한 장병이 헬멧이나 카포크는 물론 장갑조차 착용하지 않은 것이 확인된다. 부상자 주변에 있는 장병 역시 하정복만 입었을 뿐 장갑 외에 안전장구를 갖춘 이가 아무도 없었다.


해군은 구체적인 사고 경위에 대해선 '침묵'을 지키면서 "홋줄 보강작업 중 사고가 났다"고만 밝히고 있다. 1~6번 홋줄을 모두 부두에 걸고 함정과 육상을 연결하는 현문까지 내리는 등 입항을 완료한 상태에서 사고가 일어났다는 설명이다.


"기초 안전장비도 착용 못해"…청해부대 홋줄 사고는 '인재' 지난 24일 오전 10시 15분께 경남 창원시 진해구 진해 군항에서 열린 해군 청해부대 '최영함' 입항 환영식 중 배 앞부분에서 홋줄이 끊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직후, 갑판에서 같이 작업 중이던 군 관계자들이 부상자들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

해군 관계자는 "홋줄 보강작업을 할 때는 장병들이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것은 맞다"고 말했다. 심지어 장병들은 더욱 위험한 입항 때도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해군 예비역은 "행사를 한다는 이유로 정복에 안전장구 하나 걸치지 못하게 하고 출입항을 하는 관행을 이해할 수 없다"며 "전형적인 보여주기식"이라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지휘관의 장력 조절 실패로 사고가 일어났을 거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장력은 당겨진 홋줄에 가해진 힘을 의미한다. 함정은 정박한 이후에도 파도와 너울로 인해 계속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총 6개의 홋줄로 이를 제어한다. 통상 중소형 함정은 3인치, 대형 함정은 5인치의 홋줄을 사용한다.


하지만 4400급 구축함 최영함에는 둘레 7인치(17.78㎝) 홋줄이 사용됐다. 7인치 홋줄은 태풍 등 악천후 시에도 큰 배를 고정시킬 정도로 튼튼하다. 둘레 7인치의 6개 홋줄로 힘을 분산시킨 상황에서 3번 홋줄만 터졌기 때문에 윈드라스(양묘기)로 추가 홋줄을 감아 당기는 과정에서 문제가 벌어졌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홋줄은 무서운 흉기가 되기도 한다. 입항 후에도 현문 위치를 조절하거나 부두와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 추가로 홋줄 보강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사람의 힘으로 홋줄을 당기기는 불가능해 갑판에 설치된 윈드라스를 이용하는데, 이 경우 강한 장력이 홋줄에 가해지기 때문에 반드시 안전장비를 갖춘 장병들이 갑판장 등의 통제 하에 작업을 실시해야 한다. 해군 관계자는 "홋줄은 스치기만해도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홋줄을 다루는 해군 함정 갑판 부서의 군기는 다른 부서에 비해 엄격하다.


한 해군 예비역 제독은 "홋줄에 가해지는 장력이 임계점에 달하면 홋줄이 '부르르' 소리를 내며 강하게 진동을 한다"며 "이 때 갑판장 등이 주변에 있는 장병들을 대피시키는 조치를 하는 것은 기본인데, 이번처럼 대형 사건이 발생한 것은 군 기강이 해이해졌기 때문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기초 안전장비도 착용 못해"…청해부대 홋줄 사고는 '인재' 통상적인 경우 해군 장병들은 활동복에 헬멧과 구명조끼 등 안전장구까지 갖춘 상태에서 홋줄 작업을 실시한다. (사진=연합뉴스)

예비역 제독은 "해군 생활을 30년 동안 했지만 한번도 홋줄이 터지는 사고를 경험한 적이 없을 정도로 이런 사고는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며 "해군에서도 안전교육을 많이 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사고가 홋줄 관리 부실 때문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통상 해군은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평소 사용하던 홋줄이 아니라 때가 덜 타는 하얀색 나일론 소재의 홋줄을 꺼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터진 홋줄도 외부 상태를 봤을 때 사용한 지 얼마 안된 것으로 추정된다.


나일론 홋줄의 경우 저렴하고 충격에 잘 견디지만 탄력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끊어졌을 때 튀어 나오는 반발력이 강하다는 의미다. 사람이 부딪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외국에서는 사고 시 탄력 없이 안전하게 '뚝' 끊어지는 신소재 홋줄을 사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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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해군은 사고 직후 박노천 해군작전사령부 부사령관을 반장으로 사고 대책반을 꾸려 정밀 조사를 시작했다. 사고 원인이 실제 무리한 홋줄 보강작업에 따른 장력 조절 실패 때문이었는지, 홋줄 관리 부실은 없었는 지와 함께 안전장비 미착용 실태도 조사할 예정이다. 해군 관계자는 "함장과 갑판장은 물론 당시 사고와 관련된 장병에 대해 한 점 의혹도 없이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초 안전장비도 착용 못해"…청해부대 홋줄 사고는 '인재' 청해부대 밧줄 사고로 순직한 고 최종근 하사의 영결식이 엄수된 27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해양의료원에서 최 하사 할머니가 슬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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