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火요일에 읽는 전쟁사]이란은 왜 정규 군대가 둘로 나뉘어있을까?

시계아이콘01분 52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공화국군, 혁명수비대 모두 육·해·공군 산하에 보유
이란혁명 직후 이라크의 침공 겪으며 생긴 기이한 군 체제

[火요일에 읽는 전쟁사]이란은 왜 정규 군대가 둘로 나뉘어있을까? 이란 혁명수비대 모습. 이란은 정규군인 이슬람공화국군과 함께 군대가 이원화 돼있는 특이한 체제를 가지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AD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현재 미국과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여있는 이란과 관련한 외신기사들을 보다보면, 보통 미국에서 테러조직으로 분류한 '혁명수비대'란 단어를 자주 만나게 된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란 정식명칭을 가진 이 군대는 보통 이란군을 통칭하는 단어처럼 통용된다. 하지만 이란 정규군은 '이슬람공화국군(Islamic Republic of Iran Army)'이란 명칭을 갖고 있다. 그러다보니 혁명수비대는 이슬람공화국군 산하에 있는 특수부대 정도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혁명수비대는 이란 정규군 산하가 아니다. 혁명수비대 산하에 육·해·공군은 물론 특수부대와 민병대까지 갖추고 있으며 15만명이 넘는 병력을 지닌 거대한 군조직이다. 이슬람공화국군은 약 50만명의 병력을 거느리고 있고 역시 육·해·공군으로 나뉜다. 한 나라에 별개의 군대 조직이 있는 셈이다. 이란의 이 특이한 이원화 된 군체계는 다른 나라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통일된 군 조직 내에서 육·해·공군으로 나뉘어있다.


이란의 이 희한한 군 체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이슬람 근본주의 신정정치로 운영되는 이란의 국정과 1980년대 전체를 관통했던 이란-이라크 전쟁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시아파 성직자인 루홀라 호메이니(Ruhollah Khomeini)를 중심으로 한 이슬람혁명으로 기존 팔레비 왕조가 무너지고 신정국가로 탈바꿈했다.


[火요일에 읽는 전쟁사]이란은 왜 정규 군대가 둘로 나뉘어있을까? 이슬람 근본주의 신정국가인 이란의 최고지도자는 라흐바르로 이란혁명 이후 이란의 헌법에서는 그의 산하에 3권분립에 의거한 공화국 정체가 존재한다. 이런 기묘한 정치구조로 인해 군 조직 또한 이원화되게 됐다. 호메이니 이후 1989년부터 2대 라흐바르로 재임 중인 알리 하메네이의 모습.(사진=EPA연합뉴스)


이 신정국가 이란에서 최고 지도자는 '라흐바르'라 불리는 성직자로 입법, 사법, 행정부보다 위에 존재하며 종신 최고 독재자다. 현재는 호메이니 이후 그의 최측근이었던 알리 하메네이(Ali Khamenei)가 2대 라흐바르로 집권 중이다. 이 라흐바르 산하에 헌법을 통해 3권분립에 따라 구성된 공화국 정체가 존재하며, 대통령을 선거로 선출한다.


이 특이한 정치체제에 맞춰 이란군 역시 이원화됐다.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 이전까지 행정부 산하에 놓인 공화국군과 라흐바르의 친위부대인 혁명수비대는 아예 별개로 움직이던 군대였다. 그러나 이라크와의 전쟁에서 일원화 된 명령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현재는 두 군대 모두 라흐바르가 통수권을 가지고 있다. 이는 무려 8년이나 이어진 국가 총력전이던 이라크 전쟁의 여파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1979년 팔레비 왕조의 붕괴 직후 이라크의 지배자였던 사담 후세인은 동부 국경에 거대한 시아파 근본주의 국가의 탄생을 대단히 큰 위협으로 받아들였다. 수니파였던 후세인 뿐만 아니라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연맹국들 모두 이란의 탄생이 자국 내 시아파 분리독립주의자들의 무력투쟁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 염려했다. 이에따라 사우디, 요르단,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등 수니파 왕정국가들 및 미국과 서방의 지원 속에 이라크의 기습적인 이란 침공이 시작됐다.


[火요일에 읽는 전쟁사]이란은 왜 정규 군대가 둘로 나뉘어있을까?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이라크군 포로를 처형하는 이란군의 모습. 양국의 전쟁은 8년간 이어지면서 승자도 패자도 없이 막대한 피해를 남기며 끝났으며, 아이러니하게도 전쟁기간 동안 전 세계는 저유가에 힘입은 '3저호황'을 맞게 된다.(사진=국방부)


이란은 혁명의 혼란이 아직 수습되기 전에 적국의 침공을 받은 상황이었지만, 호메이니가 이끄는 이란군은 침착하게 방어에 나섰다. 속전속결을 바랬던 후세인의 기대와 달리 전쟁은 점차 장기전에 빠진다. 개전당시 이란은 이라크에 비해 영토는 4배, 인구는 3배나 많은데다 팔레비왕조때 친미 정책의 영향으로 미군 무기로 무장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결국 국력은 약하지만 미국과 아랍연맹의 지원 속에 전쟁을 이어나가는 이라크와 자력으로 수비에 나선 이란의 군사력이 팽팽한 균형을 이루면서 1차 세계대전 당시 참호전이 사막에서 벌어진다. 이 사이에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을 비롯, 소련과 중국 등까지 개입해 무기장사에 나서며 대리전 양상까지 띄게 되자 전쟁은 1988년까지 무려 8년이나 이어지게 된다. 양측은 각자 200만명 이상의 막대한 인명피해를 입고 전쟁 전 국경으로 되돌아갔다. 이후 이란과 이라크 후세인 정권간의 질긴 악연은 2003년 미국의 침공으로 후세인정권이 붕괴되면서 끝나게 된다.


AD

아이러니하게도 이 8년이나 이어진 이란-이라크전쟁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개발도상국들에게는 저유가와 저달러, 저금리가 맞물린 '3저호황'이라는 최고의 경제적 기회를 제공한다. 이란과 이라크란 두 산유국간 전쟁이 유가를 크게 흔들 것으로 예상됐으나, 다른 산유국들의 원유 공급량이 늘고, 국경지대의 교착이 이어지면서 역으로 이란과 이라크가 전비마련을 위해 석유를 싼값에 내놓기 시작하면서 유가 하락을 이끌었다. 이미 40년 전부터 시작된 이 복잡다단한 중동전쟁의 방정식은 오늘날에도 이 지역에 끝나지 않을 분쟁의 역사를 계속해서 써내려가게 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510:17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도축·가공 현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경양돈협동조합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대전·충남권의 대전충남양돈농협 산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과 위생, 환경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축산물 경쟁력 강화의 실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판장의 역할이 단순

  • 25.12.1209:58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제주 축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와 비료로 전환하며 지역 축산업의 환경 기반을 바꾼 시설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약 55만~60만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며 하루 2500t 가까운 분뇨가 발생하는데, 한라산바이오는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뇨가

  • 25.12.1108:51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북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 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 25.12.1010:18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59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국내보완대책 가운데 하나가 '조사료생산기반확충 사업'이다. 조사료는 볏짚이나 목초 등 거친 섬유질 위주의 사료로,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조사료의 생산·유통·가공 기반을 갖춘 지역 단위 가공·유통센터가 확충되면서 국산 조사료 품질과 시장 신뢰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전주김제

  • 25.12.0909:11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은 22개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59개 국가와 FTA를 활용한 무역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4월 이후 약 21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글로벌 1위인 90%까지 더 넓고 촘촘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FTA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한국의 수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수출액도 2004년 2538억달러에서 2024년 6836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