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따라 유행 따라, 상표에도 ‘복고풍’ 솔솔

복고 상표 사례 이미지 자료. 특허청 제공

[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상표출원에 ‘복고풍’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복고풍은 중장년층에는 향수로, 청소년과 청·장년층에게는 새로움으로 다가온다는 의미에서 ‘뉴트로’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뉴트로는 ‘새롭다(New)’와 ‘복고풍(Retro)'의 합성어로 ’새로운 낡은 것‘ 또는 ’신 복고‘로 의역된다.

이러한 분위기는 상표시장에도 영향을 줘 복고풍의 상표출원이 눈에 띄게 늘어나게 하는데 단초를 제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특허청에 따르면 뉴트로 감성이 10대~20대 젊은 소비층 사이에 퍼지면서 복고풍 이름을 가진 음식점 등 상표출원도 급증하는 양상이다.

2009년~2018년 복고 상표출원 추이 그래프. 특허청 제공

이중 출원건수가 가장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은 ‘~당’을 접미사로 붙인 상표다. 특허청은 2009년~2018년 상표출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당’이 포함된 상표출원 건수는 2009년~2013년 118건에서 2014년~2018년 288건으로 2.4배(170건) 증가했다. 올해도 지난 1월~3월 ‘~당’ 상표는 25건이 출원돼 지난해 연간 출원건수(94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당’ 상표가 처음 출원된 것은 국내 1세대 제과점으로 꼽히는 ‘태극당’으로 이 제과점 창업주인 故 신창근 씨가 1954년 10월 상표를 출원했다. 60여년이 지난 현 시점에 복고풍으로 ‘~당’ 상표방식이 다시금 관심을 얻고 있는 셈이다.

‘~옥’, ‘~식당’, ‘~상회’를 포함한 상표출원도 최근 증가하는 추이를 보인다. ‘~옥’은 2009년~2103년 167건에서 2014년~2018년 317건으로 1.9배 늘었고 올해 1~3월에도 총 24건이 출원된 것으로 파악된다. 또 같은 기준으로 ‘~식당’은 139건에서 548건, ‘~상회는 17건에서 120건으로 각각 출원건수가 늘었다.

특허청 이재우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뉴트로 열기는 2014년부터 시작돼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복고풍이 50~60대 중장년층에 젊은 날의 향수를 자극하고 젊은 소비자 층에는 ‘낡은 것이 아닌 새로운 것’으로 인식되는 덕분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뉴트로 감성이 소비층의 호응을 얻고 있는 만큼 복고풍의 상표출원 증가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