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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142> 소외받는 실핏줄의 고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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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142> 소외받는 실핏줄의 고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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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에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관심을 별로 받지 못하는 장기들이 많다. 흔히 모세혈관이라고 부르는 실핏줄도 그 가운데 하나다. 심장은 매우 활동적이고, 멈추는 순간 바로 죽음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만, 실핏줄은 너무 가늘고 폭넓게 분포하고 있어 일부가 기능을 멈추어도 깨닫지도 못한다.


동맥이 영양소와 산소가 들어있는 혈액을 심장에서 실핏줄까지 옮겨 주는 역할을 한다면, 실핏줄은 동맥으로부터 받은 영양소와 산소를 세포에 전달하고, 세포에서 나오는 노폐물을 받아서 정맥으로 넘겨준다. 실핏줄은 세포가 필요한 물질과 노폐물의 교환이 이루어지는 장소이기 때문에 모든 세포에게 생명줄인 동시에 쓰레기 처리반인 셈이다.


실핏줄은 우리 몸에 있는 10만km 혈관의 80%를 차지하는데, 특히 허파나, 뇌, 심장, 신장과 같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조직일수록 더 많이 분포되어 있다. 실핏줄은 지름이 5~10미크론(?m)으로 머리카락의 1/10에 불과할 만큼 가늘어서 지름이 6~8?m인 적혈구가 한 줄로 겨우 통과할 수 있으며, 쓰레기가 조금만 있어도 막히기 쉽다.


실핏줄의 건강이 중요한 이유는 모든 세포의 건강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뇌에 있는 실핏줄에 문제가 생기면 뇌 기능에 문제가 생기고, 심장에 있는 실핏줄이 손상되면 심장 기능에, 신장에 있는 실핏줄이 손상되면 신장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데, 손상이 심하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실핏줄은 너무나 넓게 분포되어 있어 건강상태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문제가 생긴 곳을 정확하게 알 수도 없고, 문제를 해결하기도 쉽지 않다. 건강검진에서도 모든 실핏줄을 다 검사하기는 불가능하므로 실핏줄의 건강에 큰 영향을 주거나 위협이 되는 요인들을 잘 관리하는 것이 현명하다.


자유기(自由基, free radicals)는 실핏줄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물질이다. 자유기는 활성산소처럼 쌍을 이루지 못한 전자를 가진 원자나 분자, 또는 이온을 말하는데, 매우 불안정하여 급격한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자유기가 실핏줄의 안쪽 막을 손상시킬 때 여기에 포화지방이나 콜레스테롤, 중금속과 같은 독성물질이 쌓이면 실핏줄이 좁아져 피의 흐름을 방해한다.


산화질소(NO)는 실핏줄을 확장시켜 피 흐름을 도와주는 물질이다. 우리 몸은 ‘알기닌’ 이라는 아미노산을 이용하여 산화질소를 만드는데, 이 산화질소가 실핏줄의 내피세포를 확장시킨다. 크롬이나 철, 납, 수은과 같은 중금속이 혈관에 쌓이면 산화질소의 생산이 줄고, 자유기의 생산을 촉진하는 촉매작용을 하여 피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


혈액이 끈적끈적해지거나 부적절한 응고, 실핏줄의 석회화도 실핏줄의 건강을 위협한다. 피가 끈적끈적해지거나 혈전이 생기거나 부적절하게 응고하면 산소의 공급과 이산화탄소의 제거가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못하여 주변 세포가 죽게 되고, 실핏줄에 칼슘이 쌓이면 실핏줄이 경화된다.


실핏줄도 혈관의 일부이기 때문에 실핏줄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혈관을 건강하게 만드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혈관에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와 공기쓰레기를 최소화하고, 신선한 과일과 채소, 통곡식을 충분히 먹는 건강한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을 생활화하여야 한다(생명이야기 141편 참조).


특별히 실핏줄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을 없애는 것도 중요하다. 자유기를 중화시키는 항산화제(생명이야기 22편 참조)가 많이 들어있는 식물성 음식을 다양하게 섭취하고, 중금속이 들어있는 독성물질 노출을 최소화하여야 한다. 혈액응고를 적절하게 하고, 실핏줄의 칼슘화를 방지하기 위해 비타민 K가 많이 들어있는 녹황색 채소나 곡류, 과일을 충분히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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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KB자산운용 상근감사위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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