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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소액 다수의 통신피해 구제를 위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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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소액 다수의 통신피해 구제를 위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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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전화 가입을 위해 대리점을 찾은 A씨는 대리점주가 서비스에 가입하면 30만원을 돌려준다는 약속을 믿고 전화에 가입했는데, 나중에 대리점주가 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사정을 해봐도 안 되면 결국 법원에 억울함을 호소해야 한다. 이처럼 사회생활에서 일어나는 사인간의 분쟁은 종국적으로 법원의 재판에 의하여 해결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법원의 재판에 의한 분쟁해결 방식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고, 복잡다기해진 분쟁 양상에 대한 전문성도 미흡하다. 이에 법원의 재판을 보완하거나 대체하는 새로운 분쟁해결 방식으로 재판 외 대안적 분쟁해결방식(ADRㆍ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이 등장하게 되었다. 대표적인 것인 조정(Meditation)인데 이는 분쟁당사자가 협상에 의해 스스로 분쟁을 해결할 수 없는 경우 제3자인 조정자(mediator)의 조력을 받아 당사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분쟁을 해결하도록 돕는 것이다.


우리 사회 여러 분야에 조정이 도입되어 있지만 특히, 조정의 도입 필요성이 큰 분야가 인구수를 넘어서는 가입자를 보유한 통신 분야이다. 현재 통신민원 상담기관에 접수되는 통신민원, 상담 건수는 연간 약 10만여 건에 이르고 있다. 통신 피해는 대체로 다수 소액 피해가 많아 소비자로서는 소송의 실익이 없고 통신사 입장에서도 ADR을 이용하는 경우 간편한 민원처리는 물론 배상규모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점에서 최근 정부가 통신 피해의 전문성과 신속한 피해 구제 필요성을 감안해 통신분쟁조정 제도를 도입한 것은 때 늦은 감이 있지만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음 달 12일부터 통신이용자는 통신사와 손해배상 분쟁, 이용약관과 다른 통신서비스 제공 관련 분쟁, 통신서비스 이용계약 체결ㆍ이용ㆍ해지 과정에서 발생한 분쟁, 품질 관련 분쟁, 이용자에게 이용요금, 약정 조건, 요금할인 등의 중요한 사항을 설명 또는 고지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설명 또는 고지하는 행위와 관련된 분쟁에 대해 통신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하면 60일 이내에 해결책을 강구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제도 운영 및 향후 개선과 관련해 몇 가지 고려할 사항이 있다. 첫째, 조정의 성립이 민사집행법상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과 같은 효력이라는 강력한 법적 효과를 지닌다는 점에서 심의절차의 중립성이나 공정성, 위원회의 독립성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특히, 심의절차의 공정성을 위해 원칙적인 당사자의 출석진술 보장 등 대심적 구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위원회의 조사권 문제이다. 사업자의 비협조로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없는 경우 전체 절차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 의료분쟁조정법상 조정의 경우에는 자료제출 요청 등에 정당한 이유 없이 불응한 경우 과태료를 규정하는 등 사실상 강제적 조사를 허용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셋째, 위원회의 분쟁조정안은 법원의 판례와 유사한 법해석의 기준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아직 통신 분야의 법원 판례가 일천한 상황에 훌륭한 행정해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실제로 세밀하게 안건을 검토하고 조정안의 초안을 작성하는 일은 사무국의 몫이다. 따라서 사무국에 법률가를 포함하는 인력을 충원하고 조사, 연구기능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통신분쟁조정은 기본적으로 행정절차로서 재판에 비해 보다 효과적이고 신속하고 충실한 대안적 권리구제 수단의 역할을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통신 이용자의 권익향상과 피해구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권리구제 절차의 핵심요소는 그것이 행정절차인 경우라도 사법절차와 유사한 신중성, 전문성, 공정성을 기하는 노력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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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사이버법센터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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