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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낙제점 평가 받은 '소주성'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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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낙제점 평가 받은 '소주성'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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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점 만점에 1.23점. 한 설문조사에서 경제학자 100명이 평가한 문제인 정부 2년의 경제성적표다. A를 4점으로 F를 0점으로 계산해서 나온 점수다. 대학 같았으면 과목의 재수강이 불가피한 낙제점 수준이다.


학점이 불만족스러운가? 그렇다면 두 가지 대처 방식이 있을 것이다.


하나는 설문에서 C학점 이하를 준 교수들을 모두 청와대로 불러 "당신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증거를 제시하고 그들의 의견을 바꾸는 것이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라고 내칠 것이 아니라 끝장토론이라도 해서 인색한 평가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정정당당하게 시시비비를 가려 보라는 것이다.


또 하나의 대처방식은 평가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경제정책을 수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사실 '용기'다. 소득주도성장 시행 2년의 성과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는 많다. 실패건 성과부진이건 네거티브를 인정하는 것은 용기 있는 행동이다.

그렇다고 모든 지표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적어도 성장론으로서 소득주도성장의 첫 번째 연결고리에 관한 한 일부 성과가 나타났다. 소득주도성장은 최저임금인상→가계소득증가→소비증가→기업투자증가→성장이라는 경제선순환 논리에 기초하고 있다.


첫 번째 고리는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가계소득 증가다. 정부는 최저임금을 2년간 29.1% 인상했다. 실질근무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최저시급은 이미 1만원을 넘어섰다. 그 효과가 근로소득분배율 개선으로 나타났다. 근로소득 하위 1분위(하위 20%) 소득과 상위 5분위(상위 20%) 소득 간의 격차가 5 이하로 축소된 것이다. 그런데 이는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최저임금인상은 소득하위 1분위 근로자들에게 혜택이 집중되도록 디자인된 것이기 때문이다. 콩 심은 데 콩 난 것이다.


선순환 고리는 여기서 딱 멈췄다. 근로소득 격차는 줄었지만 가계소득격차는 오히려 확대됐다. 소비 증가세도 기업투자를 늘리는 데 역부족이었다. 결정적으로 올해 1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다.


정부는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돌파, 수출 6000억달러 달성을 성과로 내세운다. 그러나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목표에 1인당 국민소득 얼마, 수출 얼마 달성 이런 것은 없었다. 이를 달성한 것은 분명 자랑할 만한 일이기는 하나 그것이 정부가 의도하고 정책적으로 뒷받침한 결과는 아니다.


정부가 실패하는 원인 중 하나는 의사결정집단이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을 추구하지 못하고 '집단사고(Group Think)'의 함정에 빠져버리는 것이다.


집단지성과 집단사고의 차이는 의사결정집단 내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 존재 여부에 달려 있다. 악마의 대변인은 집단 내의 일치된 견해에도 반대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다. 생각이 다른 사람이 딴죽 거는 것이 용인돼야 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존재가 없다면 의사결정집단 내에 아무리 많은 전문가가 있어도 초록은 동색이다. 의사결정은 일사천리로 이루어지고 집단 바깥의 반대의견은 묵살된다. 집단지성은 없어지고 집단사고(思考)는 집단사고(事故)로 이어진다. 그러나 청와대에는 악마의 대변인이 없는 듯하다.


앞으로 남은 3년은 지난 2년보다 길다. 학점을 만회할 기회는 여전히 남아있다. 3년 중 특히 향후 1년은 더 중요하다. 국회의원선거가 11개월 후로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선거에 이기기 위해 소득주도성장의 빛만을 보여주려 한다면 어둠은 더욱 길어질 것이다. 성공하고 싶은가. 해법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청와대에 악마의 대변인 한둘만 있어도 성공의 길을 열 수 있다. 평점 1.23점을 준 짠돌이 평가자들이라도 데려다 악마의 대변인으로 활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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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철 한양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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