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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일자리 돈 퍼줬지만…사업은 폐업, 공시 낭인은 넘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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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청년일자리 예산 5조원 넘을듯…예산 퍼주지만 실제 현장은 구멍

민간고용 창출은 안되고…공시 낭인만 양산 우려

청년일자리 돈 퍼줬지만…사업은 폐업, 공시 낭인은 넘쳐 서울 중구 충무로 인쇄골목에 위치한 인현시장 입구(사진 = 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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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김보경 기자]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인쇄골목에 위치한 인현시장. 시장 입구에서 조금 들어가자 불꺼진 노란색 간판이 눈에 띈다. 한때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인현시장 내 7개의 청년가게 중 하나다.


이 가게는 2016년 개업했지만 지난해 초 폐업한 뒤 1년 이상 방치돼 있다. 인현시장에서 30년째 작은 가게를 운영중인 김순자(63ㆍ가명)씨는 "일부 청년가게들은 입소문도 나고 장사가 상당히 잘 되는것 같지만 대부분은 어려웠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정부 지원금도 끊기자 어쩔수 없이 가게를 접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1년새 1.5조 불어난 청년일자리 예산·고용상황 개선은 아직...=정부가 청년고용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매년 수조원의 혈세를 투입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 곳곳에서 구멍이 발견되고 있다. 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각 부처별 청년일자리 사업 예산은 총 4조4817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정부가 국회에 제출안 추가경정예산안을 더하면 5조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청년일자리 사업 본예산(3조원)과 추경을 합한 예산이 총 3조5134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1년 사이에 약1조5000억원이 증가한 셈이다.


하지만 청년 일자리 사업들중 상당수가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청년몰 사업이 대표적이다.


청년몰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자영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전통시장 유휴공간에 청년가게를 열도록 돕는 사업이다.


청년일자리 상황을 개선하고 시장도 활성화시킨다는 의도로 시작됐다. 중기부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중구청 등과 함께 2016년 인현시장에 청년가게 7곳을 지원했다. 하지만 이중 현재 운영 중인 청년가게는 3곳 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사업을 접었다.

청년일자리 돈 퍼줬지만…사업은 폐업, 공시 낭인은 넘쳐

시각을 전국으로 넓혀도 상황은 비슷하다. 중기부에 따르면 2016년 개점한 청년몰 점포 274곳 가운데 3월 현재 연업중인 점포는 133곳(48.5%)에 불과하다. 2년만에 약 절반이 사업을 접은 것이다.


제대로 된 상권 분석과 지원책없이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실적 채우기에 급급하다 보니 벌어진 현상이다. 자생력을 갖추진 못한 청년가게들은 정부 지원이 끊기면서 줄폐업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몰 가운데 정부 지원이 끊기자 6개월 안에 폐업한 곳은 23.5%에 달했다.


인현시장 상인 이철수(41ㆍ가명)씨는 "인현시장이 시장 규모나 입지조건에 비해 임대료가 비싼 편"이라며 "높은 임대료 문제도 청년가게의 폐업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청년몰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최근에는 지원자도 많이 줄어들었다. 중기부는 지난해 12월 청년몰 지원자 324명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낸 바 있다. 현재까지 지원인원은 200여명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창업 전문가는 "사회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이 단순하게 임대료만 지원받고 가게를 운영하기 힘든 면이 있었을 것"이라며 "가게를 열기 전부터 상권 입지 분석과 사업 노하우 교육 등 정부가 더 철저하게 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간일자리 창출은 제자리=정부가 청년 일자리 사업에 수조원의 세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청년 고용시장의 어려움은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는 한편 최저임금 급등, 자동화, 무인시스템 등도 영향을 미쳤다.


고학력 청년들의 중소기업 기피 현상과 대ㆍ중소기업 임금 격차 등 구조적 문제는 여전하다. 정부는 일자리 미스매치를 줄이기 위해 세금을 투입해 각종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중소기업 인건비 지원이나 허드렛일에 불과한 직접일자리가 대부분이다.


민간 일자리 확충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제2의 광주형 일자리'로 알려진 상생형 지역일자리 사업은 지역 경제주체간 협업으로 노사 모두 '윈윈'할 수 있어 업계와 지자체의 기대가 높다. 그러나 사업 추진을 위한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개정안은 두 달째 국회에서 표류 중이다.

청년일자리 돈 퍼줬지만…사업은 폐업, 공시 낭인은 넘쳐 일자리 박람회 자료사진


정부가 민간일자리보다 만들기 쉬운 공공일자리에만 몰두하다보니 공시 낭인을 양산하는 등 부작용을 키우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지방직 공무원은 지난해보다 28.7% 늘어난 3만3060명이 신규 채용된다.


또한 정부는 올해 공공기관 신규 채용 규모를 2만5000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공공일자리를 대폭 확대해 고용위기를 극복하려는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취업에 올인하는 20대 청년들이 부쩍 늘었다.


서울 노량진에서 3년째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진영호(가명ㆍ31)씨는 "소방이나 경찰 등 일부 공무원 채용이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량진에도 수험생이 꾸준히 늘어나는 분위기인 것 같다"며 "공무원 시험 학원만 돈 벌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취업 관련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은 지난해 105만명이 넘었으며 그중 41만 명(38.8%)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취준생 10명 중 4명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미다. 공무원 시험 준비생은 2012년 29만명이었는데 작년에 41만명으로 연평균 6%씩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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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은 보조금 등 단기적 처방에 예산 비중이 높다. 보조금이 더 지속되지 못할 경우 효과의 지속성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며 "혁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의 좀 더 본질적이고 중장기적 정책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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