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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여행만리]부채길에 서서 조각칼 된 파도·작품이 된 암석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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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심곡바다부채길-푸른 파도 기암괴석 때리는 바다위를 걷다

[조용준의 여행만리]부채길에 서서 조각칼 된 파도·작품이 된 암석을 보다 부채길에 들면 바다는 옥빛으로 빛나고 밀려드는 파도는 장관이다. 파도가 뜸한 때면 바닷물은 얼마나 맑은지 모른다.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엔 경사가 심한 구간이 없어 누구나 아름다운 암석과 바다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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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여행만리]부채길에 서서 조각칼 된 파도·작품이 된 암석을 보다


[조용준의 여행만리]부채길에 서서 조각칼 된 파도·작품이 된 암석을 보다


[조용준의 여행만리]부채길에 서서 조각칼 된 파도·작품이 된 암석을 보다


[조용준의 여행만리]부채길에 서서 조각칼 된 파도·작품이 된 암석을 보다 투구바위와 육발호랑이


[조용준의 여행만리]부채길에 서서 조각칼 된 파도·작품이 된 암석을 보다 정동진의 명물 썬크루즈가 보인다


[조용준의 여행만리]부채길에 서서 조각칼 된 파도·작품이 된 암석을 보다 해안 경비철조망 너머 진달래가 활짝 피어났다


[조용준의 여행만리]부채길에 서서 조각칼 된 파도·작품이 된 암석을 보다 부채길은 파도가 높게 일면 통제가 자주된다. 사전에 꼭 확인을 하고 찾는게 좋다


[조용준의 여행만리]부채길에 서서 조각칼 된 파도·작품이 된 암석을 보다


[조용준의 여행만리]부채길에 서서 조각칼 된 파도·작품이 된 암석을 보다 안목해변의 봄풍경


[조용준의 여행만리]부채길에 서서 조각칼 된 파도·작품이 된 암석을 보다 커피거리로 유명한 강릉 안목해변



[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삼고초려(三顧草廬)란 말이 있습니다. 중국 후안 말 유비가 제갈공명을 세 번이나 찾아가 군사로 맞이한 데서 유래한 말입니다.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을 찾은 기자의 마음도 유비와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2016년 해안탐방로가 생긴 이후 두 번의 방문에 출입통제로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꼭 만나보고 싶다는 오기가 발동했습니다. 드디어 세 번째 찾은 지난 주말, 바다부채길은 지난 두 번의 방문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게 맞아주었습니다. 푸른 파도는 울퉁불퉁한 해안절벽을 때립니다. 하얀 물보라를 일으킨 파도는 사방으로 번져나갑니다. 또 거대한 물길이 몰려옵니다. 동해안 탄생의 비밀을 품은 해안 비경 탐방로는 부드럽게 왔다 날카롭게 부셔지는 파도로 종일 몸살이 납니다. 2300만년 전 지각변동으로 생긴 해안단구가 3km가량 바다를 향해 부채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는 천연기념물 437호입니다. 해안절벽길은 날 것 그대로 바다의 광활함과 시원함, 파도 소리가 오감을 깨웁니다. 수 십미터 절벽아래, 파도치는 바다위를 편안히 걷다보면 바다 위 신선이 된 듯한 착각마저 듭니다.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은 강릉 심곡항과 정동진 썬크루즈 리조트 주차장을 잇는 해안 탐방로다. 정동진은 한양의 정동쪽에 있다고 해서 정동(正東)이고 심곡(深谷)은 깊은 골짜기, 부채길은 탐방로의 모양이 바다를 향해 펼쳐놓은 부채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정동진부터 심곡항까지 총 길이는 2.86km, 느긋하게 1시간 30분 정도 가볍게 산책삼아 걷기에 좋다. 파란 바다에 바짝 붙어 가는 길은 1960년대부터 민간인 출입 통제 구역이었다. 군부대의 경계 근무와 정찰용으로만 활용됐기 때문이다. 그러다 강릉시와 국방부, 문화재청 등이 협의 끝에 문을 열었다.


길의 핵심은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기암괴석들을 감상하며 걷는 것이다. 해안가 바위들은 2300만년 전 일어났던 한반도 지반 융기의 비밀을 곳곳에 새겨 놓고 있다. 이를 통칭해 정동진 해안단구(海岸段丘)라 부른다. 해안단구는 계단 형태의 평탄 지형을 말한다. 오랜 세월 침식 또는 퇴적작용으로 만들어진 파식대가 지반 융기나 해수면 하강으로 육지화 되면서 형성된다. 동해 어달동, 부산 태종대 등에도 비슷한 형태가 있지만 정동진 해안단구는 길이가 압도적으로 길다. 2004년 천연기념물(제437호)로 지정된 것도 이 때문이다.


바다부채길을 찾아가는 길은 긴장과 불안함의 연속이었다. 이유는 있다. 부채길 방문이 이번을 포함해 세 번째다. 2016년 문을 열고 난후 매년 찾았지만 그때마다 높은 바다와 통제로 한 번도 그 품을 내주지 않았다. 삼고초려의 마음으로 찾은 지난주 사전에 안내소에서 통제여부를 확인했지만 도착까지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심곡매표소에서 3000원하는 입장권을 구입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이 쏟아져 나왔다.


탐방은 심곡에서 정동진으로 가는 코스를 택했다. 어차피 대개 왕복하기 때문에 어느 쪽에서 출발해도 상관없다. 부채길은 오전 9시부터 입장이 가능하다.


입구를 지나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먼저 전망대를 만나게 된다. 누구든 여기서부터 감탄사가 터진다. 마치 조각칼로 다듬은 듯 한 암석들과 동해안 풍광이 한눈에 펼쳐진다. 바다는 옥빛으로 빛나고 연신 밀려드는 파도는 장관이다. 파도가 뜸한 때면 바닷물은 얼마나 맑은지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엔 경사가 심한 구간이 없다. 남녀노소 누구나 어렵지 않게 둘러볼 수 있다. 탐방로는 목재와 철골을 이용해 데크를 만들었고 곳곳에는 아직도 군 초소가 남아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뺨을 간질이면서 걸음은 더욱 가벼워졌다. 부채길은 천천히 걸을 수밖에 없는 길이다. 길이 줄어드는 게 아까울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 계속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을 감안한 것인지 중간 중간 벤치를 놓아서 쉬어갈 수 있게 해놓았다. 벤치에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는 맛은 특별했다. 구름 속에 있던 해가 얼굴을 내밀면서 빛내림이 바다를 장식했다. 세상의 보석을 모두 뿌려놓은 듯 황홀했다.


전망대를 내려와 한 1㎞쯤 걸으면 '부채바위'가 나온다. 심곡의 서낭당에는 여서낭 세 분이 모셔져있다는데 그에 대한 전설이 얽힌 바위다. 시루떡처럼 겹겹이 쌓인 암석 사이엔 진달래가 만발했다. 파란 바다와 어울려 한층 더 예쁘다.


길을 걷다 만나는 전설은 걸음을 얼마나 풍요롭게 해주는지. 풍경에 상상이 더해지면서 비로소 생명을 얻게 된다. 조금 더 걷다가

또 하나의 전설을 만났다. '투구바위와 육발호랑이 전설'인데,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는 바위가 투구를 쓴 장수의 모습이어서 생겼다. 고려시대 명장 강감찬 장군과 발가락이 여섯 개인 호랑이에 얽힌 이야기다. 안내문을 읽고 다시 바위를 보니 정말 투구를 쓴 장수 앞에 호랑이가 엎드려 있는 모습과 흡사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걷다 보니 절벽의 끄트머리쯤에 흰색 범선이 보였다. 드디어 정동진에 도착했다. 3㎞ 가까운 길을 조금도 지루하지 않게 걸었다.


바다부채길의 또 하나의 즐거움은 해송과의 만남이다. 바닷가 절벽의 해송들은 300년을 커도 자그마하다. 솔향 가득한 해송숲을 지나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해안단구를 만나면 지구의 신비로움이 저절로 느껴진다. 길 중간에 만나는 몽돌해변의 파도소리는 자르륵 자르륵 환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 같다.


심곡항에서 고개 하나 넘으면 유명한 정동진 모래시계공원이다. 정동진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통일공원이 나온다. 1996년 안인진리 해안으로 침투하다 좌초된 4000t급 잠수함, 1999년까지 전투함으로 활약하다 퇴역한 전북함 등이 전시돼 있다. 오대산 월정사의 말사인 등명락가사, 다양한 설치미술 작품들이 전시된 하슬라 아트월드 등도 이 해안도로에서 만날 수 있다.


강릉=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조용준의 여행만리]부채길에 서서 조각칼 된 파도·작품이 된 암석을 보다 강릉의 명물 커피와 커피빵


◇여행메모

△가는길=수도권에서 가면 영동이나 제2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강릉 IC를 나와 우회전해서 정동진방향으로 가다 심곡항이 목적지다.


△볼거리=정동진 모래시계공원, 주문진항, 경포대, 오죽헌, 선교장, 참소리 측음기 박물관, 안목커피거리 등 볼거리가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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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강릉하면 초당순두부를 빼놓을 수 없다.경포호수 옆에 초당순두부마을이 있다. 주문진항에선 싱싱한 생선회를 즐길 수 있다. 전국 5대짬뽕으로 불리는 교동반점의 짬뽕국물도 일품이다. 강릉감자옹심이, 점봉산산채산나물천국, 강릉파불고기 등이 유명하다.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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