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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국회 D-5…의원 이기심이 만든 '깜깜이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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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21대 총선 1년 전인 4월15일까지 국회의원 지역구 확정 의무…지역구 확정은커녕 선거제 개편 논의도 지지부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선거용 명함을 나눠주고는 있는데 내가 출마할 지역구가 맞는지는…." 2016년 4월13일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선거를 준비하던 정치신인들은 난감한 상황을 겪었다. 지역구 확정 발표가 미뤄지면서 자신이 지지를 호소해야 할 유권자를 특정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서울의 A지하철역을 기준으로 자신이 명함을 나눠주고 있는 곳은 B동, 길 건너편은 C동이라고 가정했을 때 B동은 자신의 지역구와 무관한 동네로 정리될 수도 있다.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분구'와 '합구'가 이뤄지는데 이 과정에서 다른 지역구에 편입될 수 있다는 의미다. 20대 총선은 선거일 42일을 앞둔 3월2일이 돼서야 선거구가 최종 확정됐다.


당시 여야는 '깜깜이 총선'이라는 비판을 받은 뒤 제도 개선 노력을 다짐했다. 여야의 당리당략 때문에 공직선거법을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여야의 다짐은 이번에도 공수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불법국회 D-5…의원 이기심이 만든 '깜깜이 총선' 여의도 봄꽃축제를 하루 앞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윤중로에 봄꽃이 개화를 앞두고 있다. 축제는 오는 5일부터 11일까지 '꽃이 피면, 봄이 온다'라는 주제로 열린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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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제24조 2항에 따르면 국회는 지역구를 선거일 전 1년까지 '확정'해야 한다. 2020년 제21대 총선은 4월15일 시행되므로 오는 15일까지 국회의원 지역구가 확정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제 단 5일의 여유 시간이 있는 셈이다.


국회는 이때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여부를 포함한 선거제도 개편과 구체적 지역구를 모두 확정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국회가 공직선거법 규정대로 15일까지 이를 확정할 가능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에는 지역구 획정보다 한 단계 위인 선거제도 개혁까지 마무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더 어려운 상황"이라며 "선거 1년 전까지 선거구를 확정해야 한다는 공직선거법을 어기는 게 관행처럼 정착되는 것은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여야는 지난해 말 야당 대표들의 동시 단식농성이라는 초유의 상황을 경험한 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뼈대로 한 선거제 개편을 다짐했지만 4월이 된 지금까지 지루한 '샅바싸움'만 이어가고 있다. 논의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선거제 개혁에 대한 절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대로 선거를 치르는 게 좋다"는 인식이 국회 저변에 깔려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물론이고 지역 기반이 탄탄한 다른 정당 의원들도 현행 제도 유지를 선호한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정치적 손해가 눈에 보이는 연동형 비례제 도입에 당력을 집중할 이유가 없다. 다른 정당 의원들도 자신의 지역구가 없어질 수도 있는 선거제 개편에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문제는 여야가 선거법 위반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직선거법에 규정된 선거구 확정 시한을 지키지 않는 '불법의 관행'에 별다른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는 얘기다. 지역구 확정이 늦어질수록 현역 국회의원이 유리하다.


정치신인들은 '깜깜이 총선'의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국회 상황도 변수다. 의원들이 각 당의 의원총회나 국회의 각종 상임위원회에 출석은 하고 있지만 마음은 이미 '콩팥'에 가 있다. 자신이 어떤 정치 거물 뒤에 줄을 서는 게 공천을 받는 데 유리한지 고민하는 의원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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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또는 무소속 출마 등 당적 변동을 준비하며 정국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의원도 있다. 의원들이 입으로는 국회 선진화, 개혁법안 처리를 다짐하지만 실제로는 내년 4월 총선에서 자신의 생환이 가장 큰 관심사일 뿐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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