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억 규모 전환우선주→보통주 전환…부채↓·자본↑
창업주 지근억 박사 '무차입 경영' 원칙 다시 이어져
매년 1000% 웃도는 유동비율…지난해에는 2842%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코스닥 상장사 비피도의 부채 규모가 한 자릿수로 하락하면서 지근억 박사의 '무차입 경영' 원칙이 다시 이어지게 됐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피도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기존보다 95%포인트 낮아진 4%다. 전체 부채 규모는 기존 183억원에서 20억원으로 쪼그라든 영향인데, 이는 전환우선주와 연관이 있다. 비피도는 상장 준비 과정에서 벤처캐피털(VC)로부터 178억원 규모의 자금을 전환우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조달했는데, 이 자금이 지난해 투자자의 요청으로 보통주로 전부 전환됐다. 이 영향으로 부채가 줄어들고, 자본이 늘어나게 됐다.
비피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비상장 회사가 증권시장에 상장하기 전, 투자자는 자신이 보유한 전환우선주의 전환을 요청해 계약서상 전환비율에 따라 전환주를 보통주로 전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덩치 큰 부채가 사라지자, 빚 없이 경영하는 회사 본연의 모습이 다시 나타났다. 비피도의 최근 3년 유동비율은 1000%를 웃돈다. 2016년 1080% 수준에서 2017년 1300%, 지난해 2842%로 매년 확대되는 추세다. 1년 안에 환금이 가능한 자산이 매년 증가하는 모습으로, 현금이 두둑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유동자산은 전년보다 40% 늘어난 341억원, 유동부채는 37% 감소한 12억원을 기록하면서 유동비율이 크게 상승했다. 비피도 관계자는 "회사 경영진의 무차입 경영에 대한 경영철학이 반영돼 유동비율이 높다"며 "중소기업은행에서 대출받은 6억원 규모의 단기차입금도 상환했다"고 설명했다. 창업주 지근억 박사는 1988년부터 30여년간 독자적인 비피더스를 연구하면서 '지근억 비피더스', '지근억 비피더스 베이비' 유산균 등을 선보였다. 비피도 기술연구소는 2003년 프로바이오틱 국가지정 연구실로 지정됐다.
투자는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바이옴센터 건립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이 일환으로 지난 2월에는 신당동에 위치한 부동산을 125억원에 양수하기로 결정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신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마이크로바이옴은 프로바이오틱스와 함께 비피도 기술연구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비피도 관계자는 "센터 건립을 위한 부지와 건물을 매입한 상태"라며 "내년 2020년말 입주를 예정으로 기존 부지의 건물을 헐고 새 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며, 총 소요자금은 200억~3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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