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번엔 EU와 무역전쟁 개시하나…EU제품에 고율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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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협상도 채 마무리짓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에는 대서양 건너 유럽을 겨냥해 새로운 무역전쟁을 벌일 태세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8일(현지시간) 무역법(Trade Act) 301조를 토대로 EU로부터 수입하는 제품에 추가 관세를 물리기 위한 절차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USTR는 유럽 항공사 에어버스에 대한 EU의 보조금 지급을 지적하며 이 관행이 철회될 때까지 고율 관세를 부과할 EU 제품을 정하는 절차에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역법 301조는 불공정관행을 저지른 교역 상대국에 미 대통령이 징벌적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연방 법률이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지난해 무역 전쟁을 벌이며 고율 관세를 부과한 것도 이 규정이 근거가 됐다.

USTR는 에어버스 보조금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의 판정을 근거로 들며 미국이 불공정관행의 피해국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EU의 산업 보조금으로 미국이 무역에서 보는 피해가 연간 110억달러(약 12조6000억원)라고 추산했다. 특히 에어버스에 대한 보조금은 특히 경쟁사인 미 보잉의 EU, 호주, 중국, 한국,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시장을 잠식했다고 지적했다. 이 피해액은 WTO에서 중재를 거쳐야 하며 결과는 올해 여름에 나올 것이라고 USTR는 덧붙였다.

USTR는 프랑스ㆍ독일ㆍ스페인ㆍ 영국에서 수입하는 물품, EU 28개 회원국에서 수입하는 물품으로 나눠 고율관세를 부과할 제품들의 목록도 공개했다. 여기에는 헬리콥터와 같은 공산품뿐만 아니라 치즈, 게 와 같은 농ㆍ축ㆍ수산물이 대거 포함돼 있다.

미국은 이번 관세부과는 물론 EU로부터 수입하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까지 검토하고 있다.

특히 이번 관세 부과 절차 개시를 기점으로 미국은 EU에 대해 대대적인 공산품ㆍ농축산물ㆍ서비스 시장 개방을 압박하고 나설 것으로 보여 이를 둘러싼 통상 갈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