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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경제행보, 커지는 '청중비용'…김정은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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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주민들에게 '쌀밥에 고기국' 약속
경제행보 가속화하며 기대감 갈수록 키워
그러나 비핵화와 대북제재 해제 없인 불가능
'청중비용' 압력으로 협상 재개 나설 수밖에


과감한 경제행보, 커지는 '청중비용'…김정은의 딜레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개업을 앞둔 평양의 대성백화점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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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쌀밥에 고기국', '사회주의 무릉도원' 약속을 되풀이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 관광지 개발현장을 잇따라 방문한 데 이어 이번에는 백화점을 찾았다. 김 위원장의 '포스트하노이' 구상은 경제총력전으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김 위원장이 '경제건설' 행보를 가속화할수록, 그에 대한 정권 엘리트와 주민들의 기대도 커져간다. '청중비용(audience cost)'이 커져가는 셈이다.


청중비용이란, 말과 행동의 불일치로 인해 지도자가 감수해야 하는 정치적 비용을 말한다. 민주사회의 지도자에겐 지지층 이탈, 야당 지지층의 정치공세, 재집권 실패 등이 해당된다. 독재국가의 지도자에겐 숙청, 쿠데타 등이 적용될 수 있다.


청중비용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그 영향이 훨씬 지배적이지만, 권위주의에서도 영향이 적지 않다.


문용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권위주의 정권 내에서도 청중비용이 분명 존재한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이번 하노이 회담 합의 무산이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일 것"이라고 했다.


최근 김 위원장은 자신의 청중인 정권 엘리트들과 주민들에게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며 청중비용을 키우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4일 김 위원장이 '사회주의 무릉도원'인 삼지연군을 찾으며 올해 첫 경제현장 시찰에 나섰다고 보도한데 이어, 6일에는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평안남도 양덕온천관광지구를 찾았다고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8일에는 대성백화점을 찾았다고 전했다.


과감한 경제행보, 커지는 '청중비용'…김정은의 딜레마 북한 매체들이 보도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의 건설현장 모습.


그러나 북한 매체를 통해 보도된 원산갈마관광지구 개발 현장 사진은 '사회주의 낙원'과는 거리가 멀었다. 대북제재로 인한 건설자재 부족 등 여파가 역력했고, 공사에도 큰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대북제재를 의식한 듯, 공사 책임자들에게 "반복시공과 인력 및 자재 낭비를 철저히 없애고, 최대한 자재를 절약하면서도 현대적인 미가 살아나게 건설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사완료시한은 내년 4월 15일로 늘렸다. 지난해 시찰 때 올해 10월 10일로 1차 연장한 것에서 2차로 재연장한 것이다.


김 위원장의 '경제건설' 약속은 핵무기와 병존할 수 없다. 선전을 위해 고르고 골랐을 그 사진들조차도, 완전한 비핵화와 그에 따른 대북제재 해제 없이는 경제건설이 요원한 꿈임을 보여주고 있다.


과감한 경제행보, 커지는 '청중비용'…김정은의 딜레마 북한 매체들이 보도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의 건설현장 모습.


대규모 호화 관광단지를 겨우 건설한다손치더라도, '불량국가' 낙인이 찍힌 상태로는 해외 큰손 관광객이 찾아올 리도 만무하다. 무릉도원은 언제든 유령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다. 국가자원을 총동원한 역점 사업이 실패로 돌아가는 것 역시 최고존엄 위상에 타격이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서 완전히 떠나지는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최근 경제집중 광폭행보 또한 오는 11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 회의와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나왔다.


'핵·경제 병진' 대신 선택한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에서 탈선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이자, 대내외 후속 전략 수립을 어느 정도 마무리한 데 따른 행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비핵화 협상 재개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5일(현지시간) "하노이 회담 이후에도 북·미간 접촉이 이어져왔다"면서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확신한다"고 미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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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도 북·미 대화 교착을 풀고 촉진자 역할을 하기 위해 오는 직접 미국행에 나선다.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3차 북·미정상회담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 문 대통령의 방미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과감한 경제행보, 커지는 '청중비용'…김정은의 딜레마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위원장이 지난해 4월 27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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