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로 국민 사망할때까지..."질문해야 한다"며 안보실장 붙잡은 한국당

홍영표 3차례 "정의용 보내자" 요청
정양석 "(질문을) 한 텀 하고 끝내자"
나경원 "청와대 사람 부르기 쉽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재난 컨트롤타워'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국회에 발목이 잡혀 강원 고성ㆍ속초 화재로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후에야 대응에 나서는 일이 벌어졌다. 5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청와대 업무보고 때문이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를 포함한 소속 의원들은 "청와대 분들을 만나기 어렵다", "질문 한 번씩은 해야 한다"면서 정 실장의 이석을 반대했다. 이날 운영위 청와대 업무보고는 오후 3시30분쯤 시작했지만 여야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불출석에 대한 공방을 이어가며 자정에야 마무리됐다.

홍영표 국회 운영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총 세 차례 정 안보실장을 이석할수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홍 위원장은 오후 7시50분 "정의용 안보실장님이 업무가 좀 많으시다고 해서 추가로 질문 하실 의원님들이 안 계시면 좀 이석을 할 수 있도록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양석 한국당 의원은 "아직 질의하지 못한 의원들이 계시다"면서 "(질문을) 한 텀 하고 끝내자"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10시10분에 다시 "고성 산불이 지금 굉장히 심각한 것 같다"면서 "대형사고가 생겨서 민간인 대피까지 하고 있는데 대응을 해야 할 책임자를 이석시킬 수 없다고 국회에서 잡아놓는게 옳은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방해하는 것 처럼 말하지 말라"면서 "청와대 분들 부르기 쉽나, 야당 의원들이 먼저 질의 할 수 있도록 순서를 조정하셨으면 되는 문제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홍 위원장은 나 원내대표의 발언ㆍ질문이 끝나자 "정 실장에게 아직도 질의할 의원이 있나"라면서 야당 의원들의 질의를 앞당겨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강효상 의원이 "네"라고 답했고, 강 의원의 질의가 끝난 다음에는 같은 당의 송석준 의원이 손을 들었다. 송 의원은 "시간을 얼마나 드릴까요"라는 홍 원내대표의 말에 "다다익선"이라기도 말하기도 했다. 이미 산불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돼 재난 수준의 피해가 커진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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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은 오히려 청와대 담당자의 출석을 요구하기도 했다. 송언석 한국당 의원은 10시20분께 "윤 수석이 17시부터 22시까지 부득이하게 이석해야 한다고 하는데 어디있나"라고 윤 수석을 찾았고 이에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금 오고 있다고 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홍 위원장은 "위원님들 모니터를 한 번 켜보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속보를 한 번 보시라"면서 "화재 3단계까지 발령됐다.

전국적으로 번질수 있는 화재라고 한다. 제가볼때는 이런 위기 상황에서 그 담당자가 이석하도록 하는 기본적인 문제의식은 의원님들이 함께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만희 한국당 의원이 "보내주시죠"라고 답했고 그제서야 정 실장은 오후 10시38분에 자리를 뜰 수 있었다. 노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11시15분 관계부처에 대해 "조기 산불 진화를 위해 가용 자원을 모두 동원해 총력대응하라"는 메시지를 보내자 운영위를 떠났다.

홍 위원장은 회의를 마치며 의원들을 향해 따끔한 일침을 던졌다. 그는 "여야 의원들 모두 책임을 느끼고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란다"면서 "오늘 국가적인 재난에 해당하는 상황에서 회의를 진행한 것도 이해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