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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처음이라] '공소장일본주의' 양승태 주장, 양승태 판례로 깨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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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처음이라'는 법알못(알지 못하는 사람)의 시선에서 소소한 법 궁금증을 풀어보는 코너입니다. 법조기자들도 궁금한 법조계 뒷이야기부터 매일 쓰는 사건 속 법리와 법 용어까지 친절하게 설명해드립니다.

[법은 처음이라] '공소장일본주의' 양승태 주장, 양승태 판례로 깨질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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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공소장이 장황해 일본주의(一本主義)’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주장이 ‘양 전 대법원장의 대법관 시절 판례’로 깨질지 법조계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사법농단’ 공소장에는 ‘재판거래’·‘판사 블랙리스트’ 등 혐의 내용에 당시 상황을 드러내는 증언과 증거를 구체적으로 기재했습니다.


이를 두고 현재 재판 중인 양 전 대법원장,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 등이 "검찰의 공소장은 '일본주의(一本主義)'를 위배한 중대한 위법이 있다"며 "공소기각 판결을 해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공소장 일본주의는 검찰이 공소를 제기할 때 공소장 하나만을 법원에 제출하고, 다른 증거는 제출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입니다.


법원도 양 전 대법원장 공판준비기일 때 공소장이 장황하다며 정리가 필요하다고 검찰에 요청했죠.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돼야 하므로 법관에게 피고인이 유죄라는 예단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취지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공소장 일본주의에 대한 200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과 사법농단 연루 고위 법관들의 주장에 대한 법조계 반응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2009년 공소장일본주의 판결과 대법관 양승태
[법은 처음이라] '공소장일본주의' 양승태 주장, 양승태 판례로 깨질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09년 문국현 당시 창조한국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로 선고하면서, 공소장 일본주의에 대해 9대 4 의견으로 ‘범행배경을 자세히 기재하고, 주변사람들과 주고받은 이메일을 인용해 부연 설명한 검찰의 공소장은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대법관이던 양 전 대법원장은 찬성의견에 “공소장 일본주의를 지나치게 형식적이고 경직되게 이해한다면 오히려 형사사법절차를 비효율, 비현실적으로 만들어 정의의 실현에 장애가 초래될 것”이라는 보충의견까지 붙여 검찰의 공소장을 옹호했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당시 “범죄의 동기나 경위, 범의와 공모 관계, 범행의 배경이 되는 정황 등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 구체적인 범죄 행위를 특정하고 그에 대한 형사 책임의 유무와 범위를 심리·판단하는 데에 필요한 요소”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사안이 복잡하거나 범행 수법이 교묘한 경우 또는 상황적 요소에 의해 범죄의 성립 여부가 좌우되는 미묘한 사안에서는 범행에 이르는 과정이나 그 배경 등 전후 정황에 관한 설명 없이 단순한 범죄 구성요건에 직접 해당하는 행위만을 기재해서는 공소사실을 완성도 높게 특정할 수도 없다”고도 했습니다.


더욱이 “공소장의 기재 내용은 필연적으로 증거로 확보돼 있는 내용의 축약판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 사건 공소장 내용은 다소 장황하고 때로는 부적절한 표현이 있기는 하나, 기본적으로 위와 같은 논리에 기해 범죄사실을 특정하기 위해 그 배경과 과정을 자세하고 길게 기재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봤는데요.


당시 김영란·박시환·김지형·전수안 전 대법관은 소수의견으로 "공소제기 과정에서 절차상의 하자가 있었다면 시기는 중요하지 않아 공소기각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피고인에 대한 무죄추정원칙의 확립을 위해 공소장일본주의를 엄격히 적용해야한다는 취지였죠.


전 대법원장 양승태 주장에 대한 법조계 반응과 검찰의 향후 대응
[법은 처음이라] '공소장일본주의' 양승태 주장, 양승태 판례로 깨질까

법조계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공소장 일본주의에 대한 양 전 원장의 주장과 당시 판결을 비교하며 ‘본인이 내린 판결을 뒤집으며 특별대우를 요구하는 셈’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초동의 한 중견 변호사는 “양 전 대법원장이 현재 주장하는 공소장 일본주의는 교과서에나 나오는 현실성 없는 이야기”라며 “실제 형사 재판에서 공소장 일본주의 주장을 하면 재판부가 기각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비판했습니다.


다른 변호사는 "필요한 논의"라고 하면서도 "일반 시민들이 피고인인 사건에서 이러한 법리가 인정돼야 정당성을 부여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전직 고위 법관이라고 해서 일반 국민들에게 적용되는 재판 룰(rule)이 아닌 것을 요구하고, 이를 법원이 받아주면 국민 누구도 수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을 이었습니다.


공소장에 사건 관련 부연 설명 하지 않는다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 공소제기가 남발할 수 있어 혐의 사실을 상세히 표현해야 '공소사실을 특정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과 직권남용 혐의는 공무원이 하급 공무원에게 의무없는 일을 지시하는 범죄라서 사건의 전후 사정·범행 과정·공모관계를 비교적 자세하게 기술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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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해당 판례와 더불어 이러한 내용 담은 의견서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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