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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이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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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이치로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가 지난 2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9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3회 타석에 서서 특유의 동작으로 타격을 준비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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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이치로(45ㆍ시애틀 매리너스)는 오릭스 버팔로스 소속이던 1999년 4월11일 세이부 라이온스전에서 9회 선두타자로 나와 2루 땅볼로 아웃되고 말았다. 그래놓고도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미소를 짓는가하면 "그 순간만큼은 뛸 듯이 기뻤다"는 엉뚱한(?) 얘기를 했다. 오랫동안 찾아 헤맨 답을 그 타구에서 찾았기 때문이었단다. '눈으로 받아들인 투구의 정보가 뇌에 전달돼 타격으로 이어지는, 알면서도 좀처럼 실행하지 못했던 느낌을 완벽하게 체험했다'는 것이다. 이치로는 그러고 나서 메이저리그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매거진S' 2016년 8월3일 '2001년, 이치로가 태평양을 건넜을 때' 참고)


일본에서 매년 타격왕을 거머쥐면서도 타격에 만족을 못해 야구선수로서의 자기 능력을 의심했다는 이치로다. "나는 성공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임의적이고 상대적인 말이기 때문이다. 성공이라는 것은 내가 아닌 누군가가 정하는 것 아닌가. 누군가의 인정을 받기 위해 분투하는 것은 겉치레일 뿐이다." 그러니까 이치로는, 야구나 기록과 싸운 게 아니라 야구를 도구로 자기와 싸웠다.


이치로는 지난 20~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올 시즌 메이저리그 개막 2연전에 출전해 6타석 5타수 무안타를 기록하고 은퇴했다. 1차전 4회 초에 볼넷으로 걸어나간 게 유일한 출루였다. 볼넷을 확인하고 배팅박스 언저리에 방망이를 유달리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자기가 내려놓는 것이 무언지를 직감했을까. 이어진 4회 말 수비 때 감독의 교체 지시를 받은 이치로는 예상했다는 듯한 표정으로 힘차게 뛰어들어가 동료들의 격려를 받은 다음 더그아웃에 앉았다. 입을 앙다물어 복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튿날 열린 2차전 8회 초, 현역 마지막 타석을 맞이한 이치로는 유격수 앞 땅볼을 치고 1루로 전력질주했으나 아슬아슬하게 아웃됐다. 일본에서의 9년, 미국에서의 19년 등 28년 간의 프로 생활을 마무리하는 질주였다. 안타는 못 쳤지만, 검(劍)이라도 쥔 것처럼 방망이를 한 바퀴 빙 돌려 투수를 향해 겨누는 특유의 준비동작은 여전했다. 우익수 수비 때 토끼처럼 통통 튀는 걸음으로 쫓아가 뜬공을 잡아내는 모습은 그가 정말 40대 중반인가 싶을 만큼 경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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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는 오릭스 시절부터 51번이다. 그는 이 등번호에 의미를 담아 "51세까지 뛰고 싶다"거나 "최소 50세까지는 뛰겠다"고 여러번 말했다. 매리너스와 이치로는 이번 도쿄돔 개막 시리즈를 치르고 은퇴하는 내용의 계약을 이미 맺었다고 한다. 조국에서 고별전을 치르게 하는 것으로 레전드를 예우하고 싶었던 구단의 배려와, '여기까지'라는 걸 받아들인 이치로가 같이 만든 특별한 계약이다.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도쿄돔 호텔에서 진행한 은퇴 인터뷰는 이치로다웠다. "(메이저리그에서) 10년 연속 200안타를 치고, 올스타전에 나선 건 내 야구 인생에서 아주 작은 부분이다. 어떤 기록보다 야구에 대한 내 사랑과 자부심이 중요하다. 나는 정말 야구를 사랑한 것 같다."


[초동여담]이치로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가 지난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시즌 두 번째 경기 8회말 수비 중 교체되면서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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