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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위협" 해명에도 집요한 '실명요구', 빗나간 기자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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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윤지오씨, 故장자연 사건 또 다른 피해자…MBC 취재윤리 위반 논란

"신변위협" 해명에도 집요한 '실명요구', 빗나간 기자정신 [사진=MBC 뉴스데스크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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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MBC 뉴스데스크 왕종명 앵커가 고(故) 장자연씨 사건의 목격자 윤지오씨에게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 속 인물의 실명을 공개해 달라고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10년 동안 익명으로 이 사건을 증언해온 윤씨가 신변 위협을 무릅쓰고 용기 내 자신의 신원을 공개한 상황에서 왕 앵커의 집요한 태도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윤지오씨는 18일 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왕종명 앵커와 인터뷰를 가졌다. 6분 30초 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 왕 앵커는 윤씨에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재판에 출석한 증인과 추행 현장에 있었던 연예인들, 그리고 '장자연 리스트'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신원 등에 대해 질문했다.


문제는 왕 앵커가 장자연 리스트에 기록된 가해자들의 신원을 묻는 데서 시작됐다. 왕 앵커는 "방씨 성을 가진 3명과 이름이 특이한 정치인이 누군지 말씀해주실 수 있냐"고 물었고, 윤씨는 "지금 말씀해드리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거절했다. 이후에도 왕 앵커의 집요한 실명 공개 요구는 계속됐고, 그때마다 윤씨의 거절은 단호했다.


윤씨가 실명을 밝히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윤씨가 해당 사건에 대해 지난 10년 동안 익명으로 증언해 온 이유와 비슷하다. 윤씨는 장자연 사건이 세간에 알려진 지 10년 만에 나타난 첫 목격자다. 10년 동안 익명을 유지했던 건 '신변의 위협'때문이었다. 공개 증언을 한 이후에도 수차례 언론을 통해 자신의 신변에 위협이 있다고 밝혀왔다.


윤씨는 "지난 10년 동안 미행에 시달리고, 몰래 이사를 한 적도 수차례"라며 "결국엔 해외로 도피하다시피 살 수밖에 없었던 정황들이 있다. 귀국 전에도 한 언론사에서 제 행방을 묻기도 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윤씨는 장자연 사건의 증인으로 나선 것에 대해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 수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시청자들이 분노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10년 만에 어렵게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고 진실 규명을 위해 노력하는 윤씨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윤씨는 장자연 사건의 엄연한 피해자이며, 윤씨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언론이 증인을 상대로 가해자를 밝히라고 요구한 것은 특종을 향한 지나친 욕심에 지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왕 앵커와 더불어 MBC 뉴스데스크는 언론의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비난도 있다. 기본적으로 언론은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 한국기자협회와 여성가족부가 만든 '성폭력·성희롱 사건 보도 공감 기준 및 실천 요강'을 살펴보면 '피해자 보호 우선하기'라는 항목이 있다. ▲피해자의 권리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피해자 보호에 적합한 보도 방식을 고민해야 하며 ▲상대적으로 약한 지위에 있는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폭력임을 감안하고 ▲피해자에 대한 지나친 사실 확인 등 형식적인 객관주의를 경계 ▲피해자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태도로 보도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취재 시 주의사항에도 '보도 이후 예상되는 2차 피해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한다', '피해자에게 사건 발생의 책임을 떠넘기거나 입증책임을 지우는 질문을 삼간다' 등이 명시돼 있다.


그런데 MBC 뉴스데스크는 이 같은 언론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셈이다. 실명을 공개한 후 윤씨에게 뒤따를 2차 피해를 고려하지 않은 질문을 던졌고, 왕 앵커의 "진실을 밝히는 데 더 빠른 걸음으로 나갈 수 있다"는 발언도 증인에게 입증책임을 지우는 것과 같았다.


해당 인터뷰가 논란이 되자 MBC 뉴스데스크 제작진은 사과 입장을 전했다. 제작진은 "왕종명 앵커가 실명을 밝혀달라고 거듭 요구한 부분이 출연자를 배려하지 않은 무례하고 부적절한 질문이었다는 시청자들의 비판이 많았다"며 "왕 앵커와 뉴스데스크 제작진은 시청자의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당사자인 윤지오씨에게 직접 사과했으며, 오늘 뉴스데스크서 시청자 여러분께도 사과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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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오씨도 이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 윤씨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뉴스 진행자로서 국민들께서 알고자하는 질문들을 하기위해 애써주셨을테고, 현재 제 상황이나 정황을 제대로 모르셨을테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모든 인터뷰가 목격자와 증언자의 입장을 먼저 헤아리고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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