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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李총리 믿었는데 뒤통수 맞았다는 日 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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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과 마주 앉았다. 뮌헨 안보회의를 계기로 열린 러ㆍ일 평화조약 체결을 위한 2번째 양국 외교장관 회담이었다.

[시시비비] 李총리 믿었는데 뒤통수 맞았다는 日 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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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회담이 성과를 내지 못한 때문일까. 고노 외무상은 회담 초반부터 의욕을 보였다. 그는 와이셔츠 소매의 커프스를 들어 보였다. 1월 1차 모스크바 회담 당시 라브로프 장관이 선물한 것이다. 고노 외무상은 "커프스를 잘 사용하고 있다"고 말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러시아 측이 반길 만한 경제 이슈도 서두에 꺼냈다. 러ㆍ일 교역 증가를 강조하며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고노 외무상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90분간의 회담 결과 성과가 없었다. 당연한 일이다. 쿠릴열도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영유권 문제와 관련한 협상은 이번에도 평행선만 달렸다.


라브로프 장관은 4개 섬이 러시아 주권 아래에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평화조약 체결의 절대적 조건이라고 못박았다. 아울러 해당 섬들이 2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러시아에 귀속됐음을 강조했다. 합법적인 러시아 영토라는 주장이다. 고노 외무상은 러시아가 쿠릴 열도를 불법 점거했으며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러시아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회담 후 고노 외무상은 일본 기자들과 만나 격렬한 논의가 있었지만 가슴을 활짝 연 솔직한 대화였다고 밝혔다. 기자들이 회담에 대해 꼬치꼬치 묻자 고노 외무상은 "회담에 대한 내용은 대외적으로 밝히지 않기로 합의했다"면서 "그런데 1월 회담 후 러시아 측에서 여러 형태의 발언이 있었다.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70년의 세월이 지난 사안인 만큼 하루아침에 해결한다는 것보다 서로 노력을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고노 외무상의 발언은 우리 입장에서 보면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하루 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을 통해 각을 세우며 회담 내용을 자신있게 공개했던 그들이다.


러시아와의 평화협정 체결과 북방영토 문제 해결은 아베 신조 총리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약속한 내용이다.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찾아 오겠다는 주장은 허무맹랑할 정도지만 극우 지지자들을 붙잡기에는 한국과의 갈등만큼이나 좋은 소재다.


쿠릴열도 섬과 독도 모두 일본이 되돌려 받겠다는 입장이지만 한국은 자극하고 러시아의 심기는 건드리지 않겠다는 인식이 드러난다. 고노 외무상은 러시아와의 회담 내용을 자세히 밝힐 수 없다고 말하면서 우리 외교부가 부인한 문희상 국회의장 발언 사과와 철회 요구 등을 했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심지어 한일 의원연맹 활동을 한 이낙연 총리를 믿었는데 실망했다는 표현까지 나왔다.


일본은 이번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3ㆍ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에 대한 우려까지 내놓았다. 솔직히 당황스럽다. '감 놔라 배 놔라' 할 상황인지 아닌지 판단도 못하는 것이 일본의 외교 수준인 것인가. 일본 외교의 수준이 지금에 머무는 한 한일 관계의 극적 전환은 물론 러ㆍ일, 일ㆍ중 관계 역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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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오는 22일은 일본 시마네현이 지정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 이름)의 날이다. 일본은 이번에도 내각부 정무관이 정부 대표로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참석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일본이 정부 대표를 이 행사에 보내고 우리 외교부는 이에 항의해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하는 일을 매년 거듭하고 있다. 올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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