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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주주행동주의 편견에서 벗어나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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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프록시 본부장] 최근 한진그룹 소속 상장 계열사에 대해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국내 사모펀드와 연기금의 '주주행동주의(shareholder activism)'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과거에도 그룹 총수일가 일탈로 인해 사회적 이슈가 됐던 사례는 종종 있었으나, 최근처럼 기업지배구조 개선 요구 등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흔치 않은 경우다.


관심이 집중되는 배경에는 해외 헤지펀드가 아닌 국내 사모펀드(KCGI)가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의 9%를 취득 공시하면서 계열사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한 점과 국민연금이 수탁자책임활동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함에 따라 향후 투자기업에 대한 주주관여 활동이 예전보다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주행동주의는 1942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외부주주가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Rule 14a-8)를 도입하면서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IMF 금융위기 이후 관심이 부각되면서 최근 일부 주요 기관투자가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함께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국내ㆍ외 주주행동주의 펀드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경영진 견제,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해 대리인문제(Agency problem)를 해결해 주주와 기업 가치를 향상하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따라서 구체적으로 주주행동주의가 추구하는 기업지배구조의 모범사례가 어떤 것인지도 주주행동주의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판단 요소다.


다만 “모든 국가와 많은 기업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최적의 기업지배구조 모델이 있을까?”하는 의문을 던져 보면 모든 기업과 많은 투자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하나의 기업지배구조 모델을 찾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최적의 지배구조는 각 나라의 경제 발전 과정과 기업의 소유구조 등 다양한 변수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기업도 대기업집단(이하 그룹)이라는 조직을 중심으로 압축 성장해 왔다는 점과 대다수 기업이 경영권과 소유권이 분리되지 않은 소유구조 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해외 기업과는 다른 지배구조를 형성했다. 따라서 수백 년의 기업 성장 역사와 다른 소유구조를 가진 해외 기업과 국내 기업 지배구조를 단순히 비교하는 것이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정상기업을 경영하는 오너의 경영권 보호와 함께 일반주주의 주주권이 보호되는 '한국형 기업지배구조 모델'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이유다. 국내 주주행동주의에 대한 판단도 이런 한국적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이며 한국적 주주행동주의가 중장기적으로 주주 및 기업 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다.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한 펀드가 주주 및 기업 가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도 주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통상 해외 소재 주주행동주의 펀드 수익률은 벤치마크(Bench Mark) 대비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한 펀드 수익률을 비교할 수 있는 사례가 충분하지 않다.


최근 일부 사모펀드의 주주행동주의 움직임에 대해서 투자기업의 경영을 간섭하거나 경영권을 탈취하려고 한다는 편향적인 생각에서는 최소한 벗어나야 할 것으로 본다. 일부 총수의 일탈 등으로 일반주주의 주주권리가 훼손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한 문제 제기 필요성은 충분하다.


다만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하면서 일부 펀드가 단기 투자성과만을 위한 주장이라면 신중한 판단은 필요하다. 투자기업의 재무상황이나 투자계획 등을 고려하지 않고 배당 확대만을 위해 보유자산의 일괄 매각 등을 요구하는 것은 장기적인 주주가치에 반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적 기업지배구조의 특성을 고려하면 일반주주의 주주권익 보호를 위해서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등에 대한 상시적인 시장 감시는 필요하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국내 주요 기업은 지배구조와 관련한 필요한 조직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실질적인 운영 측면에서 많은 개선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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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에 대한 건전한 견제가 가능한 이사회와 감사 기능을 강화할 방안에 대한 주주행동주의 펀드의 시장 참여를 기대한다. 결론적으로 최근 국내에서 진행하는 주주행동주의는 한국적 기업지배구조 모델을 찾아 가는 일련의 과정이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이것이 종국적으로 장기적인 주주가치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한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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