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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를 공기업이라는 A의원…물찬 맨홀에 호통치는 B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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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와 편견…그리고 과방위

KT를 공기업이라는 A의원…물찬 맨홀에 호통치는 B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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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의 1차 전체회의장.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이 황창규 KT 회장을 향해 “공기업인 KT가…”라며 질책을 이어갔다. 잠시 후 마이크를 넘겨 받은 박성중 한국당 의원은 “어떻게 (과기부) 산하 단체인 KT가…”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날 과방위는 지난해 발생한 KT 화재 후속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국회의원들의 무지와 편견으로 얼룩지고 말았다.

KT는 공기업도, 과기부 산하 단체도 아니다. 2002년 민영화됐으니 올해로 17년차다. 삼척동자도 알 만한 사실을 과방위 의원들이 몰랐거나 착각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과방위 의원들의 인식이 17년 전인 공기업 시절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다.


민망한 상황은 이어졌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T의 맨홀 관리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서 “맨홀에 물이 차 있다며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회장이 “원래 물이 차 있고 선로 공사가 필요하면 물을 뺀다”라고 설명하자 김 의원은 “원래 양수기로 항상 물을 퍼내야 되는 거”라며 호통을 쳤다. 황 회장은 추가로 해명할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명백히 김 의원의 주장이 잘못된 것이다. 맨홀 뚜껑에는 구멍이 뚫려 있다. 비가 와서 도로에 물이 차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후 선로에서 물을 빼는 게 맨홀 관리의 일반적인 과정이다.


망신을 주려는 의도가 분명한 질문도 있었다. 김성태 한국당 의원은 갑자기 통신케이블을 꺼내들더니 화재 원인이 뭔지 답하라며 황 회장을 다그쳤다. 화재 원인은 경찰과 국과수, 소방당국이 조사 중이지만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황 회장은 “(화재 원인을 밝히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고, 김 의원도 뾰족한 답을 기대하지는 않았다는 듯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황당한 질의도 있었다. 박대출 한국당 의원은 법인폰이라도 개인에게 보상을 해줘야지 왜 법인에 보상을 해주느냐고 몰아세웠다. 하지만 이 경우 명의자, 즉 법인에 보상하는게 맞다. KT관계자가 이점을 설명했는데도 박 의원은 “이런 식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으니깐 보상 문제가 제대로 안된다”며 억지를 부렸다. 이날 무지와 편견을 드러낸 국회의원들은 의기양양하게 KT 화재 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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