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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일탈에 칼 뺀 국민연금…KCGI와 손 잡을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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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선 주주권 행사 반겨…기업가치 올라 주가에 긍정적
주총 표 대결 시 조양호 회장 측보다 다수 확보 가능성

한진 일탈에 칼 뺀 국민연금…KCGI와 손 잡을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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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국민연금이 한진 등을 거느린 지주회사 한진칼대한항공에 대해 첫 적극적 주주권(스튜어드십코드)을 행사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조양호 회장의 이사 연임 반대 또는 회장 일가 임원들의 해임안까지도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공적 연기금'의 민간기업의 경영참여에 대해서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한진 오너 일가 일탈에 칼 빼들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 첫 타깃은 대한항공한진칼로 정해졌다. 대한항공한진칼은 지난해 검찰 수사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기업이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과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폭력 영상'이 드러났고, 검찰은 조양호 회장에 대해선 배임ㆍ사기ㆍ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국토교통부는 대한항공 자회사 진에어가 미국 국적자인 조현민 전 전무를 과거 6년간 불법으로 등기이사로 등록한 사실을 확인해 진에어의 사업면허 취소까지 검토했다. 오너일가의 불미스러운 일로 대한항공 주가는 지난해 초 최고 3만9000원에서 10월 2만5050원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대한항공 지분을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도 손실이 불가피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대한항공에 경영진 일가의 일탈 행위와 해결 방안을 밝혀달라는 공개서한을 발송하고, 경영진 및 사외이사와의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그러나 대한항공 측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만 답변했다. 대한항공 측이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국민연금으로 하여금 적극적 행보로 돌아설 명분을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반기는 분위기다.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훼손됐던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것은 주가에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한항공한진칼은 그동안 여러 국민적인 문제를 일으켰던 기업으로, 이로 인해 주가에 상당한 악영향이 왔고 이는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수익률 저하로 연결됐다"며 "주주들이 적극적인 의사들을 전달한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증가시키면서 가치를 개선시키고 결국에는 수익률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KCGI와 손잡나=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 11.56%를 보유한 2대 주주고, 대한항공과 한진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7.34%(3대 주주)와 한진 지분 7.41%도 들고 있다. 반면 1대 주주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측은 한진칼대한항공 지분은 각각 28.93%와 33.35%에 이른다.


국민연금이 기금위 의결 등을 거쳐 이사 해임의결권을 행사할 경우 이를 위해 한진칼의 2대 주주인 사모펀드와 연계할 가능성도 있다. 일명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는 한진칼 2대 주주로, 지난해 말 주식담보대출을 받아 지분율을 10.81%로 늘렸다. 이달 초에는 한진 지분도 8.03% 취득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최근 적대적인 인수ㆍ합병(M&A)은 없을 것이란 입장을 밝히면서도 경영 견제의 뜻은 분명히 했다. 강성부 펀드가 국민연금과 함께 한진이나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 측과 표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KCGI는 이르면 이번 주 한진 지분확보 배경 및 의결권 행사와 관련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사모펀드인 크레디트스위스그룹(3.92%)과 3.81%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투자신탁운용, 그리고 40%가 넘는 개인 투자자들까지 가세할 경우 조 회장의 퇴진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주주제안의 경우 상법상 전년도 정기 주주총회로부터 6주전까지 이사회에 통보해야 한다. 한진칼의 지난해 주주총회가 3월23일 개최됐다는 것을 감안할 때 국민연금은 다음달 8일까지 주주제안을 할 수 있다.


◆재계 "기업 자율성 보장" 지적도= 연금의 경영참여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일단 위원회 내 사용자 측 위원의 입장은 차치하고서라도, 국민연금이 한진에 대한 투자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꾼다면 향후 투자에 있어 각종 제한이 걸리게 되며 이에 따라 국민연금 기금을 위탁운용하는 민간 투자자의 발목도 덩달아 잡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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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선 기업활동 축소, 과도한 경영 개입 등을 이유로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에 반대의 뜻을 표해 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국내 주식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기업엔 부담스러운 일이고, 수탁자 책임 원칙에 따라 과하게 경영활동에 개입하거나 시장을 교란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하지만 조 회장의 대한항공 이사 해임 등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는 사용자 측 위원이나 민간기업ㆍ시장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힘들 수 있다"면서 "다만 이번은 한진 총수일가의 사회적 물의로 가치 훼손을 우려한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 차원에서 개선 대책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으나 한진의 책임있는 대응은 전무했기 때문에 발생한 특수한 사항"이라고 분석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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