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경총 회장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 가시화...노사갈등 해소 시급"

손경식 경총 회장 "국내 고용사정 우려...최저임금 인상 부작용 가시화"
이재갑 고용부 장관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해 합리적 방안 마련할 것"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30대 기업 인사노무책임자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김지희 기자] 경영계가 16일 고용노동부 주최로 열린 간담회에서 최저임금 등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국내 고용상황이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인상, 부작용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탄력적 근로시간제 등 보완입법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이해 관계자들과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합리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요그룹 인사·노무 책임자(CH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경제 주체의 부단한 노력에도 고용사정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으며 일자리의 양과 지속가능성이 모두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핵심규제 완화와 노사관계 선진화,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리 자리하고 있던 주요그룹 관계자들과 하나하나 명함을 교환한 뒤 착석한 손 회장은 특히 최저임금의 과도한 인상 속도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다. 손 회장은 “최저임금은 지난 2년간 30% 가까운 인상률을 기록하며 전체 근로자 중위임금의 약 70%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에 고용이 축소되고 생활물가 또한 상승하는 등 부작용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으로 산정기준의 합법화와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국가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 확대와 도입 요건 완화 등 보완 입법이 늦어도 2월까진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손 회장은 노사갈등 해소의 중요성도 피력했다. 그는 “노동계는 ILO핵심협약 비준을 통해 숙원사업을 해결하려 하고 있다”면서 “이보다는 대립적·갈등적 노사관계를 초래하는 대체근로 금지, 사용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처벌, 용이한 파업 요건과 사업장 점거 허용 등 사안을 경쟁국 수준으로 개선하는 것이 선결적이고 중요한 국가 노동정책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노사간 균형이 잡혀야 국제 경쟁력의 걸림돌이 되는 노사관계가 선진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기업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고 현장의 어려움이 해소될 수 있도록 더 많이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 추진하고 있는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선과 관련해서도 노사 등 이해 관계자들과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기업 관계자는 “개별 사안보다는 최저임금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요그룹 관계자들은 이날 토론에 앞서 손 회장과 이 장관의 모두발언이 진행되는 동안 중요 발언을 메모하며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손 회장과 이 장관을 포함해 김진국 CJ 부사장, 이명관 LG 부사장, 조돈현 SK 부사장, 최성우 두산 사장, 박용기 삼성 부사장, 정부옥 롯데 부사장, 안원형 LS 부사장, 김광현 만도 부사장, 안병석 아시아나항공 전무, 손재일 한화 전무, 서정국 풍산 전무, 김순기 포스코 전무, 강중근 코닝정밀소재 전무, 박민규 삼천리 이사. 박장호 쌍용자동차 상무, 정상빈 현대자동차 상무, 성광현 OCI 상무, 김용찬 GS칼텍스 상무, 최현 현대중공업 상무와 경총 및 고용부 관계자 등 30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