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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청원보다 센 ‘1인방송 신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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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창구 유튜브의 明暗 <중>

문자보다 감정 담긴 영상
사회적 파급력 크다 판단
억울함 호소 도구로 활용
진실여부는 소비자의 몫

청와대 청원보다 센 ‘1인방송 신문고’ 피팅모델을 하다 강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유튜버 양예원씨. 사진=양예원씨 유튜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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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문재인정권 청와대가 민간기업 사장을 바꾸려했다고?”
“저는 성범죄 피해자입니다. 꼭 한 번만 제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지난해 12월과 5월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두 편의 유튜브 영상 제목이다. 기획재정부 사무관 출신 신재민 씨는 정부의 민간기업 인사 개입을 주장하며 카메라 앞에 섰다. 유튜버 양예원 씨는 피팅 모델 알바를 하러 간 곳에서 외설스러운 사진 촬영을 강요받고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폭로·문제제기 영상은 각각 27만회(신재민씨 영상), 927만회(양예원씨 영상)를 기록했다. 그들은 자신의 주장과 억울함을 알릴 통로로 청와대 국민청원이나 신문·방송이 아닌 ‘유튜브’를 골랐다.


유튜브가 억울함을 호소하는 새로운 ‘신문고’ 역할을 하고 있다. 국가기관이나 언론사에 청원·제보하는 것보다 유튜브의 사회적 파급력이 더 강할 것이란 판단이 깔려있다. 유튜브의 국내 월 이용자는 3000만명에 달한다.

유튜브 고발의 또다른 특징은 개방성이다. 기존 내부고발이나 폭로가 주로 익명에 기대 이루어진 것과 대비된다. 신씨는 자신이 언제 행정고시를 합격했으며 기획재정부에서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등을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먹고 살기 위해 학원 강사를 하려고 한다”는 개인사까지도 스스럼없이 얘기했다. 유튜버 양씨 또한 성 관련 문제임에도 자신의 얼굴을 공개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청와대 청원보다 센 ‘1인방송 신문고’ 청와대가 민간기업의 인사에 개입했다고 주장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사진=신재민씨 유튜브 캡처


유튜브 폭로의 파괴력은 역시 ‘영상’의 힘에서 나온다. 신문이나 청원 등 문자로 의사를 전달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 방송인터뷰는 자신이 원하는 방식의 편집을 기대하기 어렵다. 스스로 촬영하고 편집하는 유튜브 영상은 언어적, 비언어적 감정 표현까지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다. 신씨는 지인과 함께 ‘치맥’(치킨과 맥주)을 하며 실시간 폭로 방송을 선보였다. 양씨는 눈물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물론 유튜브 폭로가 항상 진실을 담보하는 건 아니다. 공적 기관의 검증 없이 개인의 주장이 고스란히 담긴 내용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 것인가라는 판단은 오롯이 소비자 몫이 됐다는 것이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주장과 사실에 대한 구분을 대중이 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주장과 사실을 구별하고 검증하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개인 차원의 주장이 역효과를 불러오는 경우도 있다. 넷플릭스의 인기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의 주인공 캐빈 스페이시가 대표적 사례다. 스페이시는 2016년 10대 남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12월 “솔직하게 말할게요”라는 동영상을 찍어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마치 연기를 하는 듯 과장된 발성과 연기톤에 대중들은 호응하지 않았다. CNN은 “기괴하다”는 평을 내리기도 했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것이다. 자신의 억울함을 사회에 알릴 수 있는 긍정적 ‘도구’가 시민의 손에 주어졌지만, 동시에 그로 인한 막중한 책임 역시 수반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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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청원보다 센 ‘1인방송 신문고’ 캐빈 스페이시는 청소년 성추행 혐의를 부인하는 영상을 지난해 12월 게재했다. 사진=캐빈 스페이시 유튜브 캡처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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