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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기업 떠나고 '개미지옥' 된 코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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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 거래대금 늘었지만 기관·外人 이탈 가속화
반짝 활성화 대책만 반복…시총 1조 기업 30% 감소

우량기업 떠나고 '개미지옥' 된 코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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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정부의 활성화 대책이 무색하게도 코스닥 시장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전체 거래대금과 비중은 확대됐지만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이탈 현상은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보다 코스닥 지수의 하락세가 유독 두드러졌고 코스닥 시장의 공모총액은 지난해의 반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투매 양상이 감지되는 한편 우량 기업들의 연쇄이탈 우려까지 가중되면서 코스닥 시장이 얼어붙었다.

◆코스닥 떠나는 기업들…시총 1조 기업 30% 감소 = 당초 정부는 올 상반기 코스닥벤처펀드를 출범시키며 공모주 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하고 코스닥 시장 진입 장벽을 전면 철폐했지만, 기대와 달리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기업공개(IPO)시장의 발목이 잡혔다.


공모금액 총액을 보면 더욱 상황이 심각하다. 올해 코스닥 시장의 일반기업 공모건수는 현재까지 77건에 이른다. 지난해에 비해 3건 늘어난 수치지만 공모금액 총액은 지난해 3조5258억원에서 현재 1조8267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이탈은 가속화되고 있다. 올 1월2일부터 전일까지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78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기관은 1조3359억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과 기관이 2조원 넘게 순매도하는 동안 개인 투자자만 4조343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업들의 코스닥 시장 이탈세는 여전하다. 올 2월 셀트리온에 이어 더블유게임즈가 최근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을 진행 중이다. 이전상장을 하는 이유는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시장에 있을 경우, 투자자들 사이에서 '기업가치 저평가' 우려를 불식시키기 어렵다는 점도 또 다른 이유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1998년 이후 유가증권 시장으로 옮긴 41개 기업 가운데 76%인 31개사가 이전 상장 이유로 '기업가치 평가 개선'을 꼽았다.


지난달 말 기준 코스닥시장서 시총 1조원을 넘은 기업은 총 26개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 36개사였던 점을 감안하면 1년새 10개 기업(약 30%)이 줄어든 셈이다.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옮겨 간 것을 비롯해 인터플렉스, 나노스, 웹젠 등 14개사가 빠지고 에스엠, JYP Ent, 더블유게임즈, 차바이오텍 등 4개사가 새로 입성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코스닥 내 시총 10조원 이상 기업은 셀트리온헬스케어 단 1개 종목 뿐이다.


◆반짝 활성화 대책만 반복…근본적 개선 필요 = 과거 코스닥시장의 거래규모가 급격히 늘어났을 때는 1999년과 2005년, 2015년이었다. 1998년 출범한 김대중 정부는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 발표와 함께 당시 글로벌 IT붐에 발 맞춰 벤처기업 육성 방안을 추진했다. 관련 벤처기업들의 자금줄인 코스닥시장이 활황을 보이며 거래대금은 1998년 1조6000억원에서 1999년 106조7400억원으로 100배나 늘었다. 2000년 3월에는 코스닥지수가 사상 최고치인 2834.40까지 치솟으며 최대 호황기를 맞았다. 이때 거래대금은 5배가 증가한 578조4900억원에 달했다.


이후 2003년 벤처 거품이 꺼지고 규제가 강화되며 코스닥에 몰렸던 자금은 빠르게 빠져나가 2004년 155조6900억원까지 고꾸라졌다. 그러다가 노무현 정부가 2005년 1월 벤처기업 활성화 방안과 인수합병(M&A) 규제완화 등을 내놓으면서 코스닥지수는 380.33에서 754.97까지 98.5% 상승했고 거래대금은 1년 만에 446조3700억원으로 치솟았다. 거래대금은 이후 400조~500조원 수준이었다가 2015년부터 800조원대로 급증했는데,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 육성과 핀테크 지원 등을 발표한 시기와 맞아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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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 1월 800선에서 시작한 코스닥 지수는 같은 달 말 장중 930선을 넘어섰고 당시만 해도 코스닥지수가 1000포인트를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정책의 효과는 미ㆍ중 무역분쟁 격화,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의 악재를 만나면서 사라지고 말았다. 여기에 코스닥 지수를 이끌어왔던 바이오산업의 경우 연구개발(R&D) 비용 처리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로 홍역을 치렀다. 분식회계 이슈도 악재로 작용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분식회계 의혹이 바이오주의 발목을 잡았다. 기관도 뒷짐을 지고 있다. 연기금은 지난 10월 10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브렉시트 공포'가 엄습했던 2016년 6월에는 5000억원 가까이 쓸어담으면서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폭락장 속에서 자금이 물린 개미들만이 기관이 토해낸 물량을 고스란히 떠안으며 커지는 손실에 발만 구르는 모습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외형적인 개선은 어느 정도 나타났다고 볼 수 있지만 이것이 질적 개선으로 연결돼야 한다"면서 "현재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지나치게 큰 상황으로 기관 투자자의 비중이 확대될 수 있도록 시장의 근본적인 구조를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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