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상황실을 방문해 남북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철수작업 검증 작업을 현장 생중계로 지켜봤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정례브리핑을 갖고 "문 대통령은 오후 3시부터 3시20분까지 지하벙커로 내려가 GP철수 검증 작업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GP철수와 (남북) 상호 검증은 그 자체만으로 남북 65년 분단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사건"이라며 "군사적으로 서로 팽팽히 대치하던 DMZ 안에서 남북이 오솔길을 내 오가고, 경계하던 GP를 철수하고 투명하게 검증한다는 것은 과거엔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던 일"이라고 감회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남북 모두 (9월 남북평양회담 당시 이룬) 군사합의에 대한 철저한 이행의지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국제적으로도 군사적 신뢰 구축의 모범 사례라고 본다"고 높이 평가했다. 또 "오늘의 오솔길이 '평화의 길'이 되고, DMZ는 '평화의 땅'으로 바뀔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 같은 신뢰야말로 '전쟁 없는 한반도' 실현을 위해 가장 주요한 동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남북 각각 총 11개팀, 77명이 GP 철수가 어느 정도 완성됐는 지를 검증하기 위해 오전에는 남측 검증단이 북측으로, 오후에는 북측 검증단이 남측으로 내려왔다"며 "그 상황이 실시간으로 국가위기관리센터에 중계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오전에 남쪽 검증반이 북으로 갔을 때, 북측의 철수된 GP를 검증하며 남북이 서로 담배를 권하는 등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환담의 시간을 가졌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지하갱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청진기와 같은 우리측 장비를 갖고 가 검증했는데도 북측이 제지하거나 불편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협조했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현장 생중계를 통해 상호 검증 과정을 참관한 뒤 정경두 국방부 장관, 박한기 합참의장, 제1·3야전군 사령관으로부터 화상회의를 통해 관련 보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군사당국 관계자를 향해 "끝까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나중에 그 결과를 국민께 소상히 밝혀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남북이 상대의 GP를 상호 방문한 것은 1952년 정전협정 이후 첫 사례다. GP 철수는 남북 간 긴장완화 조치의 상징과도 같아 문 대통령은 각별한 의미를 두고 철수 후 마지막 상호검증 과정을 지켜본 것으로 보인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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