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원폭·나치 의상, 소속사 불찰…상처드릴 의도없어"

"가수들은 책임 없어...상처받은 분들에게 사과 중"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원자폭탄 투하로 피해를 본 분들께 상처 드릴 의도는 전혀 없었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소속사가 최근 불거진 멤버 지민의 '광복절' 티셔츠 논란을 해명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쟁 및 원폭 등을 지지하지 않고 이에 반대한다"고 했다.

일본 음악방송이 지민이 지난해 입은 원폭 투하 사진이 담긴 티셔츠를 문제 삼아 출연을 취소한 뒤 처음 낸 입장이다. 문제의 발단이 된 의상에 대해 "원폭 피해자 분들에게 상처를 드릴 목적으로 제작된 의상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음에도, 당사가 사전에 충분한 검수를 못해 아티스트가 착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로 인해 원폭 피해자분들께 의도하지 않게 상처를 드린 점은 물론, 당사 아티스트가 원폭 이미지와 연계된 모습에 불편함을 느끼신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미국 유대인 인권단체 시몬비젠탈센터가 제기한 나치 친위대 문양이 담긴 의상 착용에 대해서도 비슷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 센터는 멤버 RM이 4년 전 패션 화보 촬영에서 착용한 모자의 나치 친위대 문양과 방탄소년단이 지난해 서태지 25주년 공연에서 보인 '나치 문양 연상 깃발'을 거론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나치를 포함한 모든 전체주의, 극단적 정치적 성향을 띤 모든 단체 및 조직을 지지하지 않고 이에 반대한다"며 과거 역사로 인해 피해를 본 이들에게 상처를 줄 의도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나치 문양의 모자에 대해서도 "해당 언론사에서 제공받은 것"이라며 "당사가 사전에 충분한 검수를 못해 아티스트가 착용했다. 나치 이미지와 연계된 모습에 불편함을 느꼈을 수 있었던 점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다만 공연 깃발 퍼포먼스에 대한 지적에는 "나치와 관련 없는 창작 아트워크"라며 선을 그었다. 전체주의적 교육 시스템을 비판하기 위한 퍼포먼스일 뿐이었다는 주장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이번 논란의 책임이 자신들에게 있음을 분명히 했다. "가수들은 많은 일정과 현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책임과 관련이 없다"면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치 이슈를 제기한 시몬비젠탈센터에는 이미 상황을 설명하고 상처 받았을 이들에 대한 사과를 담은 서한을 발송했다. 이들은 "한국의 원폭피해자협회 관계자들도 접촉해 상황을 설명하고, 상처받은 분들에게 사과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