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한류…현장을 가다<하>
日업체들, 리메이크·판권거래 넘어 IP 창작에 관심
웹툰도 만화시장 큰 일본보다 앞서 경쟁력 높아
영상·인쇄 등 다방면 활용 가능해 킬러콘텐츠 확보해야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다음 달 국내에서 방영하는 드라마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는 올해 초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한 K스토리 공모사업에 선정된 동명의 작품을 극화한 것이다. K스토리는 국내 창작물의 해외, 특히 일본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일본 현지 방송사나 제작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 5월 일본 공영방송 NHK가 진행한 드라마 각본 공모 당시 전체 응모작 100여개 가운데 최종 8개 안에 포함되기도 했다. 민영 후지TV도 제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선혜 콘텐츠진흥원 일본비즈니스센터장은 "그간 드라마 공동제작이나 리메이크가 많았지만 향후 파급효과 등을 감안하면 리메이크나 판권거래를 넘어 콘텐츠의 기반이 되는 지적재산권(IP) 창작을 보다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3 한류, 콘텐츠IP 강화해야" = 일본 내 한류는 과거 드라마 위주에서 최근 들어선 K팝, 게임 등 다방면으로 확대되고 있다. 콘텐츠산업은 불확실성이 크지만 오리지널 콘텐츠로 꼽히는 IP가 성공을 거둔다면 영화ㆍ드라마 같은 영상분야는 물론 음악, 인쇄매체, 캐릭터상품 등 다방면에서 활용 가능하다. 원소스 멀티유즈로 콘텐츠산업에선 경쟁력을 갖춘 비즈니스모델로 꼽힌다.
이영훈 콘텐츠진흥원 방송유통지원팀장은 "넷플릭스 등 전 세계적으로 네크워크를 갖춘 곳은 물론 최근 들어선 뷰ㆍ아이플릭스 등 특정지역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선점경쟁이 치열해졌다"면서 "한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선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적극 참여해 킬러 콘텐츠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굿닥터'(미국)ㆍ'시그널'(일본) 등 한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해 인기를 끌자 해외 각국에서도 제작단계에 접어들기도 전의 한류 IP에 관심이 부쩍 늘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스트리밍업체 크런치롤은 한국 웹툰을 기반으로 일본 제작사와 함께 애니메이션 제작을 타진하고 나섰다.
일본이나 미국은 우리보다 만화 시장규모가 크고 오래됐지만 웹툰의 경우 일찌감치 시작한 우리가 경쟁력이 높다. 과거부터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산업이 발달해 IP가 상당히 축전된 일본 업체와 국내 게임개발사간 협업도 다각도로 검토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게임개발사의 경우 개발비용이 싸 일본 내 콘텐츠업계에서도 한국업체와 협업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韓日 콘텐츠 다방면 교류 활발 = 24일(현지시간) 도쿄 선샤인시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일 방송콘텐츠비즈니스교류회에는 일본 진출을 염두에 둔 한국 콘텐츠업계와 현지 관계자 등 150여명이 모였다. 행사장에서 만난 라쿠필름의 요이치 이자와씨는 "조승우ㆍ박효신 같은 배우가 나온 한국 뮤지컬이 인상깊었는데 일본에서 방송으로 제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게임ㆍIT서비스업체 디엔에이(DeNA)의 곽신국 한국사업개발실장은 "일본에서도 최근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면서 "한국에선 각종 e스포츠 대회가 활발한 만큼 곧 한국을 들러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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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는 현지 최대 방송영상마켓인 티프컴(TIFFCOM) 일환으로 콘텐츠진흥원이 양국간 네트워크를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현지 한류 주소비층으로 떠오른 10~20대는 유튜브 등을 통해 접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감안, 올해 처음으로 동영상 전송사업자까지 초청대상을 넓혔다. 과거 배용준의 일본 내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며 원조한류를 일궜던 손일형 IMX 대표는 "SNS나 유튜브 같은 플랫폼을 활용해 대중과 접점을 늘리는 연예인이 많아졌듯 웹드라마처럼 젊은 세대를 겨녕해 모바일 플랫폼에 적합한 콘텐츠를 구현하는 데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국내 콘텐츠기업의 일본 진출도 활발해졌다. SBS는 일본 최대 서점ㆍDVD체인 츠타야와 설립한 합작법인 플랜K를 통해 현지인의 콘텐츠 소비패턴을 보다 면밀히 살펴볼 것으로 내다봤다. 영화ㆍ드라마 스트리밍서비스 '왓챠플레이'를 운영하는 왓차는 내년 하반기께 일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시장분석 등 현황파악에 나섰다. SBS 관계자는 "일본 내 콘텐츠시장의 특징을 정확히 알기 위해 중심에 직접 들어간 셈"이라고 말했다.
도쿄=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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