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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주식대여 중단] 실익보다 여론 택한 결정, 평가는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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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미치는 영향 미미할 것…롱숏·헤지펀드 활성화엔 부정적 전망

[국민연금 주식대여 중단] 실익보다 여론 택한 결정, 평가는 엇갈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7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뒤로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국민합의없는 기금체계 개편을 반대한다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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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대여거래를 중단하면서 금융투자업계는 자본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대여 규모가 전체 대여시장의 0.68%에 불과한 만큼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롱숏펀드와 헤지펀드 활성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3일 국회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밝힌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대여 신규 거래 중단은 국민연금법 개정에 따라 주식대여를 시작한 2000년 4월 이후 약 18년만이다. 국민들의 노후 자금인 기금이 공매도의 종잣돈이 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을 받아들인 결정이다. 국민연금은 나머지 이미 대여한 주식은 연말까지 회수할 방침이다.


공매도는 타인의 주식을 빌려 주가가 하락하면 되 사서 갚는 투자기법이다. 주식이 내려가면 빌린 가격 대비 싼 매수 가격만큼의 차익을 거둘 수 있지만 오르면 손해를 본다. 공매도가 주가 하락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확인된 적이 없지만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공매도 제도 개선 요구가 이어졌다.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와 골드만삭스 차입 공매도 미결제 사고가 터진 이후에는 공매도 폐지론도 고개를 들었다.

국민연금의 이 같은 결정에 평가는 엇갈린다. 이용호 무소속 의원은 “만시지탄이지만 환영한다”면서 ‘국민연금이 그동안 사실상 공매도 세력이 종잣돈 창구역할을 하며 공공성과 안정성을 훼손해온 만큼 앞으로는 투자수익률 제고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즉시 논평을 내고 국민연금의 주식대여 금지 결정에 환영한다면서 현재 국회에 계류된 국민연금 주식 대여 금지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공매도 제도가 시장 침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 주식시장의 신뢰회복과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잘못된 공매도 제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공매도 제도 개선과 관련해서는 ▲주식대차시 용도 신고 ▲선입고 후 공매도 원칙 준수 ▲주요 주주의 주식대여 금지 ▲공매도 대차 잔량 있을 시 주식 매수 금지 ▲불법 무차입 공매도 등에 대한 징벌배상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결정에 대체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대여거래로 벌어들이는 수익을 국민연금이 포기한 것에 불과하고 롱숏펀드와 헤지펀드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롱숏펀드와 헤지펀드 활성화에 긍정적이지 않은 뉴스”라면서 “일반적으로 숏의 기능은 ‘시장의 적정 가격 발견 기능’에 있지만 숏 전략이 어려워질 경우 과거 시장과 같은 ‘롱’ 혹은 ‘롱 드리븐’ 전략이 우세해지고 차후 외국인 투자자만 대차 매도를 할 수 있는 것 아이냐는 의구심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산운용사 한 리서치담당 연구원은 “다양한 수익기반이 필요한 국민연금이 대여거래 시장에서 빠지면서 수익을 포기한 결정”이라며 “여론에 떠밀린 비시장적 결정”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연기금으로 확대되지 않는 한 공매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주식 대여거래 시장에서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1% 미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의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대여 규모는 월말 평균잔고 기준 4480억원으로 전체 대여시장(66조4040억원) 대비 0.68% 수준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주식대여 금지가 제도화되지 않는 한 다른 연기금으로 급속도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면서 “눈에 띄는 시장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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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이 일부 종목에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국민연금 보유지분이 높고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숏커버링(short covering)이 나타나 일부 종목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연중 고점대비 30% 이상의 주가가 조정을 받은 가운데 시가총액 대비 대차잔고 비율이 코스피 평균과 해당 업종의 평균보다 높고, 최근 20일 누적 대차잔고가 감소하는 종목이 대상이다.


정보기술(IT)업종 내에서는 삼성전기,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이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꼽혔다. 대차잔고 비율이 10% 이상에 달하고 올해 고점 대비 주가 하락률이 30% 이상인 종목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 테크팀장은 “이들 종목은 어닝 서프라이즈 전망, 흑자전환에 따른 이익 추정치 상향 추세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공매도 물량 증가에 따른 비정상적인 수급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숏커버링 발생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추정돼 연내 주가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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