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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택배기사입니다…죄송합니다” 택배기사, 가족사 공개하며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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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A 씨, 형·어머니 모두 장애 있어
형은 지적장애인으로 집에 놔둘 수 없어 함께 일하다 폭행
A 씨, 이유 막론하고 거듭 사과


“폭력 택배기사입니다…죄송합니다” 택배기사, 가족사 공개하며 사과 지난 18일 오후 4시께 서울 마포구 공덕역 부근에서 CJ대한통운 유니폼을 입은 택배기사 A(30) 씨가 친형을 폭행하고 있다.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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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자신과 일하는 친형이 일을 못 한다는 이유로 폭행을 해 물의를 일으킨 택배기사가 가족사를 공개하며 사과하고 나섰다.


이 택배기사는 자신의 형은 지적장애가 있어 집에 혼자 놔둘 수 없었고, 어머니 역시 장애가 있어 현재 본인이 가장 역할을 하고 있는데 형의 업무 미숙으로 순간 화를 참지 못해 폭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유를 막론하고 폭행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며 거듭 사과했다.

19일 오후 한 커뮤니티에는 ‘공덕오거리 폭력 CJ 택배기사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저는 동영상의 인물입니다. 정말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라며 폭행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가족사를 털어놨다. 그는 “저의 가족은 현재 총 3명입니다. 어릴 적 뇌 병변으로 언어장애와 지적장애 가진 그리고 오른쪽 마비로 손을 사용하지 못하는 어머니와 환각과 환청 장애를 가지고 있는 형 이렇게 세 명입니다. 아버지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돌아가셨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형과 함께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저는 이 집안에서 유일하게 정상인 이였습니다. 저의 형의 약과 어머니를 책임지기 위하여 일하고 있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환청 장애와 환각을 보는 저의 형은 혼자 집에 있게 되면 환각, 환시 등의 이유로 위험한 일들이 일어날 상황이 많았습니다”라며 “예를 들어 휴지를 모아 불을 지핀다든가 등의 행동으로 저는 형을 혼자 둘 수 없어 같이 일을 하는 상황이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나마 같이 있으면 형의 통제가 저로 인하여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현재 제 형은 매주 금요일에 병원에서 약을 받아와서 먹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폭력 택배기사입니다…죄송합니다” 택배기사, 가족사 공개하며 사과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이어 폭행을 한 배경에 대해서는 “저도 제 형이 안타까워서 힘들고 측은하기도 합니다만, 저도 인간인지라…. 가끔 너무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면 오늘 같은 날 제 형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택배를 배달하는 중이였습니다. 그런데 이 엘리베이터에 어느 여성분이 탔습니다. 근데 제 형이 혼잣말하고, 웃고…. 이러면 보통 너무 무서워하시잖아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여성분에게) 설명을 해주고 싶은데…. 설명도 못 하고 길에 버려진 담배꽁초도 주워서 피우고…. 거기다가 물건을 알려주는 대로 안 하고 몇 번을 말해도 알려주는 대로 안 해서 순간 너무나 욱해서 폭력을 행사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하지 말고 참아야 하고 더 감싸주고 보살펴줘야 하는 것 도 알고 있는 제가 그랬습니다.”라면서 사과했다.


택배기사는 이어 “죄송합니다…. 맘 아프게하고 신경쓰게해드려서 죄송합니다. 특히 어머니가 영상을 보시게 되면 너무 가슴 아파하실 거 같아서 더 죄송스럽습니다”라며 “이런 일은 이제 없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분노를 조절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고, 제 형은 어머니를 설득해서 입원 치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4시께 서울 마포구 공덕역 부근에서 CJ대한통운 유니폼을 입은 택배기사 A(30) 씨가 동료로 보이는 사람을 폭행했다.


폭행 장면은 영상으로 찍혀 인터넷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 각종 SNS로 퍼졌고, 사회적 공분이 일어났다. 경찰도 폭행에 대해 수사에 착수하고 택배 트럭 번호 등을 토대로 피의자와 피해자를 밝혀냈다. 그 결과 A 씨와 폭행을 당한 동료 기사는 형제로 밝혀졌다.


경찰은 A 씨 형제를 소환해 자세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동시에 우발적 폭행이 아닌 상습적 학대가 있었는지도 함께 조사할 방침이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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